전경련, 500대 기업 조사 결과
“지난해보다 늘리겠다” 11% 그쳐
84%가 임금피크제 도입 또는 계획
“지난해보다 늘리겠다” 11% 그쳐
84%가 임금피크제 도입 또는 계획
대기업의 절반 정도가 올해 직원 신규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인다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을철 본격적인 채용시즌을 앞두고 대기업의 일자리 사정이 지난해보다 더욱 안 좋을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1일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응답 기업 201곳)을 대상으로 ‘2016년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신입 및 경력사원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이 48.6%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은 11.4%에 그쳤고, 나머지 40%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2015년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감소’ 응답은 12.8%포인트 늘어난 반면 ‘증가’ 응답은 8.2%포인트 줄었다.
전경련이 올해 3월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했을 때 지난해보다 줄이겠다는 응답이 10.5%, 아직 채용 계획을 못 세웠다는 응답이 52.2%였는데,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당시 계획을 못 세운 기업 중 상당수가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줄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규채용을 줄이는 이유로는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52%)거나 ‘회사 내부 상황이 어렵다’(32.4%)가 주를 이뤘다. ‘정년 연장 탓’(9.8%)이나 ‘인건비 부담 증가’(1%) 때문이라는 응답은 소수였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은 62.9%였고, 앞으로 도입할 계획인 기업은 21%였다. 임금피크제 도입 기업의 경우 제도 적용 시작 나이는 평균 56.7살로 조사됐다. 정부가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행한 ‘상생고용지원금’을 받는 기업은 6.2%에 불과했다.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는 응답(8.6%)을 합쳐도 열 곳 중 두 곳에 못 미쳤다. 받지 못한 이유로는 자격요건 및 관리 절차가 복잡해 신청을 포기했다는 응답이 31.3%로 가장 많다. 상생고용지원금은 임금체계 개편과 임금피크제 등으로 신규채용을 늘리면 1인당 연 1080만원을 2년간 지원하는 제도다.
전경련의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중국 경기 둔화, 조선과 해운업 구조조정 등으로 국내외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취업시장 여건도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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