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 박승복 회장 별세

23일 별세한 샘표식품 박승복 회장

샘표식품 박승복 회장이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

고인은 창업주 박규회 회장의 장남으로 1922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났다. 함흥 공립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산업은행의 전신인 한국 식산은행에서 25년간 근무한 뒤 1965년부터 재무부 기획관리실장,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등을 지냈으며 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을 역임했다.

1976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선친을 이어 샘표식품 사장으로 취임한 뒤 오늘날 샘표의 기업가치와 경영철학을 만드는 기반을 다졌다. 세계 최고 품질의 간장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1987년 단일 품목 설비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간장 공장을 지었다. 1985년 불법 간장 제조 현장이 방송되면서 문제의 현장이 샘표쪽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자 박 회장은 텔레비전에 직접 출연, “샘표는 안전합니다. 마음 놓고 드십시오”라고 말하며 정면돌파해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식시키기도 했다. 이 광고는 최고경영자가 광고에 출연한 국내 첫 사례로 꼽힌다. 하루 세 번 식초를 마시는 식초 건강법을 실천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던 고인은 마시는 식초 시장을 개척하기도 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한국식품공업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기업들의 투명경영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식품산업 성장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이와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 국민훈장 목련장,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 한국의 경영자상,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등 2남 3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27일 오전 7시. 02-3410-3151~3.

김은형기자[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