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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악재를 ‘스토리’로 만드나…

등록 2016-10-03 13:48수정 2016-10-03 19:30

인정하고 사과하고 리콜 결정으로 상황 돌파
“타이레놀 사태 못잖은 사례 분석 대상 될 수도”
삼성 “투명하게 공개하니 깔끔하게 해결되네”
판매 재개 첫 날 2만대 이상 나가 효과 입증
삼성전자가 이른바 ‘정석 플레이’를 통해 창립 이후 최대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갤럭시노트7 이상 연소 사태를 ‘스토리’로 만들어가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이어가고, 교체된 제품에서 배터리 폭발 사고 등이 재발하지 않는다면 ‘갤럭시노트7 사태’라는 이름으로 ‘타이레놀 사태’ 못지않은 위기 대응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타이레놀 사태는 1982년 미국 존슨앤존슨이 타이레놀 복용 사망자가 잇따르자 신속한 제품 회수와 정보 공개, 조사에 나서 제3자의 고의적 독극물 투입을 원인으로 밝혀낸 모범적 위기 대응 사례로 꼽힌다.

3일 삼성전자 관계자들 말을 들어보면, 삼성전자는 지난 1일 자동차 동호인 사이트 ‘보배드림’에 교체된 갤럭시노트7이 연소됐다는 사용자 제보가 영상과 함께 오른 것을 보고 식겁했다. 갤럭시노트7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제품이 거의 전소되다시피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긴 영상 내용이 너무나 적나라했다. 배터리나 제품의 불량으로 판명되면 갤럭시노트7을 접어야 하는 처지로 몰릴 수도 있어 보였다. 마침 이날은 갤럭시노트7 신규 판매 재개 첫날이었다. 연휴를 맞아 한숨 돌리던 회사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몰래 보상하고 넘어가는 방법을 쓸 수도 있었으나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일단 사용자에게 원인을 파악해보게 제품을 넘겨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도록 제품을 넘겨받지 못했다. 2일 사용자가 오라는 곳으로 갔더니 방송사 카메라들이 몰려와 있었다. 교체된 제품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니 보도될 것은 뻔했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제품을 넘겨받자마자 스위스에 본사를 둔 검사·시험·검정·인증 서비스 전문업체인 에스지에스(SGS) 한국지사에 정밀 검증을 맡겼다. 외부 전문업체에 맡겨 오해 소지를 없앤 것이다. 2시간가량의 엑스레이 및 컴퓨터단층촬영 검사 결과, 배터리가 외부 충격을 받아 발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에 장착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외부 충격으로 내부의 분리막 등이 훼손되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뒷면 케이스에서 무엇엔가 콕 찍힌 흔적도 발견됐다. 삼성전자는 에스지에스 검사 결과를 받는 즉시 그동안의 과정과 함께 언론에 전부 공개했고, ‘외부 충격에 따른 발화’로 마무리됐다.

삼성전자 홍보실 관계자는 “전 과정을 언론과 사용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했더니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됐다. 내부적으로 정석 플레이가 최선이라는 게 입증된 것이다. 앞으로도 유사 사례가 발생하면 이런 과정을 거치고, 제품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 즉시 해결하면서 사용자 눈높이에서 사과하고 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갤럭시노트7에서 이상 연소 현상이 발생한다는 게 사용자들의 제보로 언론에 보도됐을 때의 삼성전자 대처 방식도 이례적이었다. 이틀 만에 사실을 인정하면서 글로벌 리콜을 결정하고 책임자가 공식 사과했다. 한발 앞서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넘는 대응책을 내놨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가인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는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문제가 있어 혼선을 빚긴 했지만, 삼성전자가 발 빠르게 리콜 결정을 하고 사용자들에게 공식 사과한 것은 평가를 해줘야 할 것 같다.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우리나라에선 진일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갤럭시노트7의 인기는 배터리 이상 연소에 따른 리콜 사태를 겪고도 식지 않은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신규 판매 재개 첫날인 1일 2만대 이상 나갔고, 2일에도 1만대 가량 판매됐다고 밝혔다. 휴대전화는 하루 1만대 이상 나가면 ‘대세폰’으로 간주된다. 한 이동통신사 유통점 점주는 “이상 연소 사태가 판매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1일 교체된 제품에서 발생한 배터리 화재 등이 갤럭시노트7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며 판매량이 늘어나는 ‘이상한’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이완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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