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탓 채소값 치솟아 ‘장바구니 물가’ 비상
전기·수도·가스는 지난해보다 13.9% 떨어져
전기·수도·가스는 지난해보다 13.9% 떨어져
길고 혹독했던 폭염의 후폭풍이 장바구니 물가로도 미치고 있다. 채소류를 비롯한 농산물 값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9월 신선식품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5% 뛰어올랐다. 2011년 2월(21.6%)에 이어 5년7개월 만에 최고치다. 배추와 무, 시금치, 고추 등 채소값이 1년 전보다 두배 가까이 오르면서, 전체 물가지수를 끌어올렸다. 전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보다 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부터 4개월째 0%대였던 상승률이 다시 1%대로 올라섰다. 지난달(0.4%)에 비해서는 0.8%포인트 올랐다.
품목별로는 농산물이 15.3% 상승하며 가장 높이 올랐다. 배추가 198.2% 뛰어올라 값이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풋고추(109.1%), 시금치(107.5%), 무(106.5%), 호박(97.3%) 등도 크게 올랐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각각 3.8%, 6.8%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를 위협했다.
반면 전기·수도·가스 등은 지난해보다 13.9% 떨어져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 저유가의 영향이 지속되는데다,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6.5%), 경유(-4.8%), 도시가스(-19.1%), 전기료(-12.9%), 지역난방비(-22.4%) 등이다. 가공식품, 주요 생필품 등 공업제품은 전년 대비 변동이 없었고, 집세는 2.4% 올랐다. 집세 오름세는 월세(0.2%)보다 전세(3.4%)가 이끌었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폭염으로 작황이 많이 안 좋았던 농·축·수산물 물가가 많이 올랐다”며 “저유가, 전기료 인하 등의 영향을 제외하면 디플레이션 우려에도 꾸준히 물가가 상승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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