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신선식품 20% 급등
9월 소비자물가 1.2% 상승
9월 소비자물가 1.2% 상승
길고 혹독했던 폭염의 후폭풍으로 9월 신선식품 물가가 20.5%나 뛰어오르는 등 가을철 장바구니 물가에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가을 농산물의 출하와 정부의 비축 물량 방출 추진에 따라 이달부터는 좀더 안정화하겠지만, 10~11월 김장철을 맞은 가계에 당분간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농산물 등 신선식품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5% 뛰어올랐다. 2011년 2월(21.6%)에 이어 5년7개월 만에 최고치다. 배추와 무, 시금치, 고추 등 채소값이 1년 전보다 두배 넘게 오르면서, 전체 물가지수를 끌어올렸다.
전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보다 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부터 4개월째 0%대였던 상승률이 다시 1%대로 올라섰다. 지난달(0.4%)에 비해서는 0.8%포인트 올랐다.
품목별로는 농산물이 15.3% 상승하며 가장 높이 올랐다. 배추가 198.2% 뛰어올라 값이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풋고추(109.1%), 시금치(107.5%), 무(106.5%), 호박(97.3%) 등도 크게 올랐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각각 3.8%, 6.8%가 올랐다. 학원비·진료비 등이 포함되는 서비스업 물가도 1.9% 올랐다. 집세도 2.4% 올랐는데, 월세(0.2%)보다는 전세(3.4%)가 오름세를 주도했다.
반면 전기·수도·가스 요금 등은 지난해보다 13.9% 떨어져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 저유가의 영향이 지속되는데다,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도시가스(-19.1%), 전기료(-12.9%), 지역 난방비(-22.4%) 등의 요금이 크게 떨어졌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폭염으로 인해 작황이 많이 안 좋았던 농·축·수산물 물가가 많이 올랐다”며 “저유가, 전기료 인하 등의 영향을 빼면 꾸준히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작황이 워낙 안 좋아 단기적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지만, 10월 이후 주요 채소의 가을 물량이 본격 출하되면서 점차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며 “10~11월 김장철을 맞아 정부 비축물량 방출 등 수급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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