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투명성’ 부족한 삼성의 대처, 갤노트7 사태 키웠다

등록 2016-10-12 05:01수정 2016-10-12 09:19

삼성전자가 국내외에서 잇따라 발생한 발화 사고와 관련해 갤럭시노트7의 전 세계 판매와 교환을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은 11일 서울 시내 한 건물 위 갤럭시노트7의 옥외 광고판.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국내외에서 잇따라 발생한 발화 사고와 관련해 갤럭시노트7의 전 세계 판매와 교환을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은 11일 서울 시내 한 건물 위 갤럭시노트7의 옥외 광고판. 연합뉴스
현장에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사태는 단순한 ‘제품 불량’ 문제가 아니라 투명성 부족으로 인한 신뢰 위기와 삼성의 경직된 지배구조가 근본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9월 초 고동진 사장이 직접 사고원인을 배터리 문제라고 밝히며 자발적 리콜을 발표했다. 이어 9월 중순 배터리를 바꾼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고, 10월1일 일반 판매도 재개했다. 하지만 교환품에서 다시 발화사건이 발생하면서 사고원인이 단순한 배터리 불량이 아닌 것 같다는 의문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임원은 11일 “배터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돼 교체를 했는데 다시 발화사건이 발생해 당혹스럽다. 한국, 미국, 대만에서 동시에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며 정확한 설명을 못했다.

애초 갤노트7의 발화원인이 배터리 문제라는 것은 삼성의 발표일 뿐 정확히 규명된 적이 없다. 소비자 안전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정부의 공식 확인도 없었다. 언론들은 교환품 발화사건 이후 갤노트7 제품 자체 또는 프로그램의 문제일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이 역시 추측에 불과하다. 한국투명성기구의 이상학 상임이사는 “소비자안전을 위해서는 리콜보다 더 중요한 게 정확한 사고원인을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라며 “단순한 기술적 결함인지, 아니면 또 다른 요인이 있는지,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회사는 어떤 후속 조처를 취했는지 등을 투명하게 밝혀야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삼성은 리콜 이후 미국 당국의 사용중지 권고나 명령 등이 나올 때도 뒤따라 공지하는 수준의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다. 무엇보다 새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투명한 정보제공이 없었다. 삼성이 신속한 판매 재개를 통한 손실 최소화에 역점을 두기보다, 사고원인 규명에 주력했다면 추가 발화사고도 막을 수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새 제품의 안전성을 100%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제품 교환이나 판매 재개 결정을 서두르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르민 브룩스 국제투명성기구 기업자문위원회 의장은 지난 6일 서울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기업투명성이 부패 방지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글로벌 스탠더드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참석자들도 한국 기업들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단순히 제품 경쟁뿐만 아니라 소비자 신뢰를 얻어야 하고, 신뢰를 얻으려면 무엇보다 투명성 확보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곽정수 선임기자
곽정수 선임기자
이번 사태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삼성의 상명하복식의 경직된 지배구조가 꼽힌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7에 별다른 혁신이 없다는 점을 미리 파악하고 애플 출시 한달 전에 갤노트7을 내놓아 기선을 제압하고 내년 봄 갤럭시8 출시로 시장의 주도권을 확고히 잡겠다고 결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래전략실에서 전략적 의사결정이 이뤄진 뒤 무조건 정해진 스케줄을 맞추다보니 제품을 생산하고 테스트하는 부서의 의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제품 불량도 그런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의 김상조 소장은 “이번 사태는 삼성의 경직된 지배구조가 낳은 참사”라며 “리콜 결정과 새 제품 출시도 철저히 위에서 아래로 일방통행식으로 이뤄지다보니 다시 발화사고가 발생하는 실수가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