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탕감 이어 작년 순익 1천억…공장이전·제품차별화 청사진
지난해 말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국내 대표적 면방업체 ㈜대농이 본격적인 기업회생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대농에는 지난해 10월 이 회사를 인수한 부동산개발회사 ㈜신영 직원들이 파견돼 새 청사진을 만들기 위한 실사 작업을 하고 있다. 신영 관계자는 “충북 청주에 있는 방적 공장을 청원군으로 옮기고, 고정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산량을 20~40% 줄이는 방안을 놓고 노조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 쪽은 대농의 주력 사업이었던 면방사업이 인도네시아 등에 비해 원가 경쟁력이 낮아 이를 축소하는 대신, 앞으로 차별화가 가능한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직물사업은 외주로 돌려 수익성 위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대농은 지난해 신영에 인수되면서 8천억~9천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전액 탕감받은 상태이다. 또 890억원의 경상적자에도 불구하고 특별이익 등이 발생하면서 1천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은 우선 올해 목표를 공장 이전 및 공장 가동률 최적화에 두고 있다. 대농 관계자는 “3년 뒤 청주 공장 부지 개발을 통해 얻은 이익을 기술개발과 신규제품 개발 등에 투입해 특화된 상품을 생산한다면 5년 뒤 다시 업계 수위권에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신영 쪽이 섬유부문 경쟁력 회복보다는 서울 마포 사옥과 청주 공장 등 부동산 개발 이익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지난 1955년 대한농산으로 출범한 대농은 80년대 후반까지 동양 최대 방적 공장으로 면방업계 1위를 달려왔으나, 97년 부도가 나면서 이듬해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지난해 신영을 주축으로 한 산은캐피탈컨소시엄에 1453억원에 매각됐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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