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 있는 스포츠 고글 판매와 렌털 등 내수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겠습니다.”
지난달 28일 경기 성남의 연구소에서 만난 한국오지케이(OGK) 박수안(65) 회장은 “안경 착용 비율이 전체 국민의 절반을 넘는데도 이들에게 필요한 스포츠 고글을 찾기는 쉽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오지케이는 스키·오토바이용 고글, 도수 들어간 수경 등 스포츠 고글과 렌즈를 만드는 세계 정상급 광학기업이다. 오클리·스파이·드래곤 등 글로벌 브랜드에 오이엠(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오디엠(ODM·제조자개발생산)으로 납품해, 스포츠 고글 시장 점유율 40%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979년 창사 이래 37년간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는 매출이 전년 대비 24% 증가해 역대 최고인 916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도 113억원이나 됐다.
박 회장은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배경으로 ‘기술 국산화’를 꼽았다. 일본이 갖고 있던 스포츠 고글의 ‘안티 포그(김 서림 방지)’ 기술을 국산화한 데 이어, 안티 스크래치 코팅 기술도 국산화해 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 덕분에 수출 경쟁력과 함께 연구·개발 투자 여력도 갖게 됐다.
그는 “과거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해온 게 요즘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버튼을 누르면 렌즈가 살짝 열려 김을 제거하는 ‘팝 아웃’ 스키 고글, 김을 없애기 위해 렌즈에 열선을 넣어 배터리로 작동시키는 스키 고글, 센서를 터치하면 렌즈가 변색되는 자전거용 고글 등은 이미 판매 중이거나 시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오지케이는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전 단계로 지난해 충북 음성에 ‘오지케이 렌즈 랩’을 세웠다. 이곳에서는 도수 수경, 도수 스포츠 글라스, 도수 스포츠 선글라스 등 특수 스포츠 렌즈를 전문적으로 연구·개발한다. 박 회장은 “앞으로 도수 있는 스포츠 고글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오지케이는 올 겨울 시즌부터 렌털사업도 시작한다. 강촌 엘리시안, 베어스타운, 알펜시아 등 스키장 3곳에서 스키장갑·고글·헬멧·보호대 4종을 각각 5천원에 빌려주는 렌털사업을 시범으로 펼칠 예정이다. 박 회장은 “렌털사업은 적자가 예상되지만, 평창올림픽 등 장기 수요를 내다보고 추진한다”고 했다.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 사진 한국오지케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