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 보고서
“대미 무역흑자가 원화절상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
“대미 무역흑자가 원화절상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
보호주의 성향이 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중장기적으로 원화 절상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엘지(LG)경제연구원은 10일 낸 ‘불확실성 높은 트럼프 시대의 세계경제’ 보고서에서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더불어 교역 상대국에 대한 통화절상 압력이 커지는 등 대외 환율 정책은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트럼프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일자리 킬러”라며 부정적으로 언급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통상 협정의 체결과 시행은 행정부, 비준과 폐기 등은 의회의 몫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 멕시코 등에 대한 일방적 관세장벽 설치, 한미 FTA 폐기 등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 보호무역주의자들이 신흥국들이 인위적으로 자국 통화가치를 낮추는 게 미국 무역적자 확대의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화절상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비난하 바가 있는 것에서 보듯이 대규모 무역흑자국에 대해서는 무역 제재와 더불어 통화가치 절상 압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당장은 위험자산 기피와 12월 중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원화가 약세를 보이나, 중장기적으로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원화 절상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 지난 4월과 10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대미 무역 흑자를 이유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상태다.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 한국 수출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엘지경제연구원은 “세계화의 혜택이 국민 다수에게 골고루 배분되지 않고 일부 유망 산업 종사자들과 여성, 유색인종, 이민자 등에게 지나치게 많이 돌아간다는 인식이 트럼프 캠프의 선거 전략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승리를 견인했다”며, 이런 배경이 보호주의 강화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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