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1조8천억 추가 출자전환에
수은 1조 규모 영구채 매입키로
2조8천억 추가 자본확충 참여도
“내년도 유동성 위기” 비판 목소리
수은 1조 규모 영구채 매입키로
2조8천억 추가 자본확충 참여도
“내년도 유동성 위기” 비판 목소리
대우조선해양의 완전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주주인 케이디비(KDB)산업은행이 6천만주(21.9%)를 소각하고, 남은 주식 7600만주(27.8%)는 10대 1로 감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2300만주)를 비롯해 소액주주 등 다른 주주의 지분도 같은 비율로 감자가 이뤄진다. 산은과 금융위의 직접적 손실액만 수천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이밖에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은 2조8천억원 규모로 대우조선의 추가 자본확충에 참여할 예정이다.
산은은 10일 대우조선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산은이 1조8천억원 규모의 추가 출자전환을 하고, 수은이 1조원 규모로 대우조선이 발행하는 영구채를 사들인다는 내용이다. 영구채는 자본확충 효과가 있는 후순위 채권이다. 앞서 산은은 지난해 12월 4천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지원했던 바 있다. 결국 산은과 수은의 자본확충 지원 전체 규모는 3조2천억원에 이른다.
산은과 금융위의 지분 소각과 감자에 따른 손실 부담도 만만찮다. 산은이 지난해 12월 대우조선 유상증자에서 8천만주를 확보하는 데 4천억원을 썼던 것을 고려하면, 산은의 추정 손실액만 7500억원에 이른다.
산은은 자본확충과 감자 등이 완료되면 대우조선의 자기자본이 1조6천억원 수준으로 늘고 부채비율은 약 90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수주실적이 형편없는 상황으로 내년에 유동성 위기가 반복될 것으로 보여 이번 지원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벗어나기는 힘들다. 대우조선은 올해 108억달러를 수주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는 30억달러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성기종 분석가는 “자본확충으로 당장 상장폐지 위기는 모면했지만, 향후 유동성 부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특히 내년 초 두세척의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인도가 지연되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자본확충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쟁의행위 금지 등 노조와 회사의 확약서를 요구했다. 산은은 “노사확약서 제출은 자본확충을 포함한 정상화 작업 지속과 회사의 계속기업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선행조건이다. 제출되지 않을 경우 신규자금 지원 중단 등 원칙에 근거해 근본적 처리방안을 재검토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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