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비하 논란을 일으킨 ‘미미박스’ 제품 광고. 해당 화면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트위터 @Sha******** 갈무리
논란 일자 해당 제품 삭제하고 해명글
소비자들 불매·탈퇴 이어져
소비자들 불매·탈퇴 이어져
온라인 화장품 쇼핑몰 ‘미미박스’가 바디 미백 크림을 판매하며 ‘늑대들이 좋아하는 핑크빛 유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등의 문구를 넣은 광고로 비판을 샀다. 이 업체는 한 달 전인 지난달 14일 명품 화장품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틴트 제품을 홍보하며 ‘남친에게 조르지오’라는 문구를 사용한 ‘여성비하 광고’에 대해 사과한 바 있어 더욱 소비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번 논란이 된 광고는 ‘여자들이 꿈꾸는 선분홍 유두’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유두, 사타구니 등의 착색된 피부색을 밝게 해준다는 제품 설명과 함께 ‘유두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색상을 선택하시겠습니까’라고 물은 뒤 ‘늑대들이 좋아하는 핑크빛 유두, 이렇게만 될 수 있다면!’이라며 여성의 신체를 남성을 위해 바꿔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어지는 광고에서는 유두에 대한 20~30대 남성 9명의 의견을 재구성해 실었다. “여자 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까만 유두를 보면 아줌마 같다고 느껴진다” “남자는 시각적 동물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 남자라면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검은 유두를 보면 지저분한 것 같다. 확실히 집중이 되지 않는다” 등의 자극적인 문장이 여과 없이 실려 있다. 9건의 의견 모두 여성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보는 일부 남성의 시각을 부각시킨 것이다.
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당 광고의 갈무리 화면이 확산되며 거센 비판이 일었다. 광고를 접한 누리꾼들은 “여성들의 젖꼭지 색까지 품평하는 미미박스” “왜 여자는 남자들이 원하는 기형적인 신체로 가꿔지길 압박받는 거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 남자라면 공감? 자기 고객들을 남자들이 주워먹는 떡 취급하는 브랜드” 등의 의견을 올리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현재 해당 제품의 판매는 중단됐지만 SNS에는 불매·탈퇴 인증글이 이어지고 있다.
미미박스는 9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상품페이지에 대한 관리가 부족했다. 앞으로는 더욱 꼼꼼한 페이지 관리를 통해 심려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10일 공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좀 더 긴 해명문을 내놓았다. 미미박스는 문제의 광고가 “2014년 7월 해당 상품을 판매 위탁한 공급업체가 작성하여 미미박스에 제공한 것으로, 당시 제대로 된 검수 과정 없이 상품 상세페이지에 업로드했다. 이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잘못으로 지금에서야 문제를 인지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미박스의 여성비하 광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닌 점을 지적하며 사과의 진정성에 물음을 표하는 의견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불과 한 달 전 사과문을 내걸었죠. 기사로도 나왔는데 정신 차릴 생각이 없나봐요? 여성혐오를 이용해 광고를 기획하면서 여성 대상으로 물건을 팔려고 해요?”(@Sha********)라고 꼬집었다. 미미박스가 쇼핑몰 누리집에는 사과문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쇼핑몰 누리집에 팝업 형태로 사과문을 올렸다가 내렸기 때문이다.
미미박스(대표 하형석)는 2012년 세워진 화장·미용용품 스타트업으로 창업 초기 화장품 정기구독(배송) 서비스로 인기를 얻어 2015년 자체 메이크업 브랜드를 출시하고, 올해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도 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여성비하라는 비판을 산 ‘미미박스’ 제품 광고. 해당 화면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트위터 Sha******** 갈무리?
지난달 ‘여성비하 논란’을 일으켰던 미미박스의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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