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변 없으면 21일 본계약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영업망이 인수·합병 전문 기업인 삼라마이다스(에스엠)그룹에 인수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은 14일 “입찰가가 (현대상선보다) 더 높았고 더 많은 고용승계를 하겠다고 밝혀 점수가 높았다”며 “에스엠그룹 계열사인 대한해운을 한진해운 미주노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21일 본계약을 체결하고 28일 잔금 납부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진해운 미주노선 영업망 예비입찰에는 에스엠그룹 계열 대한해운, 현대상선, 한국선주협회, 한앤컴퍼니, 국내 사모펀드 한 곳 등 모두 5곳이 참여했으나 본입찰에서는 대한해운과 현대상선만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공고 당시 매각 대상 자산은 선박 5척과 미주~아시아 노선 인력, 7개 국외 자회사 등 1천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예비입찰 참여 업체에 한해 알짜 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롱비치터미널에 대한 실사 기회를 주고 원하면 터미널 지분을 인수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롱비치터미널은 미국 서부 항만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이상을 처리한다. 한진해운은 터미널을 운영하는 미국 자회사의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엠그룹은 1988년 우오현 회장이 만든 삼라건설(이후 우방건설)이 모태다. 1990년대 이후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들을 인수해 현재 매출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전지회사부터 건설·화장품·리조트 등 다양한 업종의 계열사 20여개를 거느리고 있다. 2013년 대한해운도 인수했다. 대한해운은 컨테이너선이 아닌 석탄·철광석 등을 나르는 벌크선을 주로 운영하며 지난해 매출은 5천억원 규모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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