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트렉아이는 사람을 키우는 기업이다. 소형 지구관측 위성시스템을 제조·개발하는 이곳은 인공위성 본체와 지상체, 전자광학카메라 등의 3대 핵심 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이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분야의 기업이지만, 기술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기술로 승부하는 기업이기에 인재에 대한 욕심과 애착도 남다르다. 사람 중심의 경영 철학을 제일로 꼽는 이유다. 이는 쎄트렉아이 구성원을 위한 교육, 복지, 근로 제도에 잘 묻어난다.
자기계발과 성장이 최우선 업무
쎄트렉아이는 임직원 교육에 적극적이다. 약 70%가 넘는 임직원이 연구직인데다,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이 있어야 하는 업의 특성상 임직원의 끊임없는 역량 개발이 무척 중요하다. 그래서 쎄트렉아이는 구성원들에게 석·박사 등의 상위 교육 이수를 권장한다.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 임직원은 ‘수학신청서’를 소속 부서에 제출하면 일과시간에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정기적으로 사내 전문 인력들이 내부 기술교육을 진행하고, 이를 통한 지식과 경험은 다른 부서 구성원과 공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2012년에 이어 올여름 두번째로 진행된 쎄트렉아이의 내부 기술교육은 ‘우주 환경’, ‘인공위성 일반개론’ 같은 우주산업 입문 강좌는 물론, 세부 전문 공학 이론과 기술을 망라한 교육과정으로 구성됐다. 약 3주간 진행된 교육에서 임직원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강의를 선택해 들었으며, 강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모두 일과시간에 진행됐다. 또한 쎄트렉아이는 임직원들의 해외 학회나 대학 연구소 등의 연수를 적극 지원한다. 이들이 최신 기술을 습득하고 다양한 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쌓는 것은 회사와 개인 모두에게 큰 자산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쎄트렉아이 임직원들은 자유로운 분위기와 서로에 대한 신뢰가 회사 발전의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회사는 정기적으로 퀴즈대회나 가족행사 등을 열어 임직원들의 단합을 도모하고 있다. 쎄트렉아이 제공
일터와 삶터를 아우르는 복지제도 정착
쎄트렉아이의 각종 사내복지 제도는 임직원이 안심하고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 임직원의 생명보험과 가족보험 가입이 대표적인 예다. 회사가 임직원의 보험료를 대신 내주기에 몸이 아플 때 경제적 걱정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혹시 불의의 사고를 당해 사망에 이르러도 남은 가족들은 생계 부담을 덜 수 있다. 신입사원에게는 최고 4천만원의 전세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자녀는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학자금을 지원한다. 자유로운 근무 환경도 강점이다. 쎄트렉아이는 창업 이후 현재까지 자율출퇴근제를 고수하고 있다. 회사 출입 카드도 보안을 위한 것일 뿐 근태 기록은 남지 않는다. 박성동 대표이사는 “우수한 인재들을 정해진 시간 안에 가둬놓을 필요가 없다”며 근태관리를 “오히려 회사를 망하게 하는 일”이라 말한다. 구성원 개개인이 스스로 시간 관리를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율성이 창의적인 기술 개발의 원천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재충전의 시간인 휴가도 중요하게 여긴다. 여러 휴가를 붙여 1~2주간 사용해도 눈치 보지 않는다. 10년 근무하면 유급휴가 한달 또는 무급휴가 1년의 안식휴가 제도를 사용할 수 있다. 안식휴가 제도를 이용해 지난해 여름 가족들과 5주간 유럽여행을 다녀온 김영석 품질보증팀장은 “현업에서 한 발짝 떨어져 가족들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돌아오니 오히려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람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
사람 중심 경영의 근간은 임직원에 대한 신뢰다. 회사가 임직원을 신뢰하고 제도와 문화를 만든 결과,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임직원의 신뢰 역시 높다. 2007년부터 쎄트렉아이가 충남대학교에 의뢰해 진행하고 있는 조직 진단에서 ‘상사·동료와의 만족도’ 항목은 매번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에 대한 임직원의 신뢰는 성과로 나타난다. 쎄트렉아이는 설립 이후 한번도 적자인 해가 없었다. 강창완 경영지원팀 차장은 ”사람과 기술이 전부인 회사다. 우수한 인재들을 잘 성장시키는 것이 회사의 앞날인 셈“이라며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 임직원과 회사의 상호 신뢰라는 선순환의 고리로 연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ey.y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