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조사…전체 고용도 처음으로 100만명 하회
삼성 9500명 감원 최대규모…엘지는 835명 증가 대조
삼성 9500명 감원 최대규모…엘지는 835명 증가 대조
삼성·현대차 등 30대그룹이 올 들어 1만4천명을 감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30대그룹 전체 고용인원도 처음으로 100만명 밑으로 떨어져, 대기업 위주의 일자리 창출 정책의 한계가 분명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시이오(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16일 30대그룹(공기업 제외) 계열사 가운데 3분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55개 기업의 고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30대 그룹의 전체 고용 규모는 9월말 현재 98만8345명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만4308명(1.4%)이 줄었다고 발표했다. 30대그룹 고용규모 조사에서 100만명 밑으로 떨어지기는 처음이다.
그룹별로 보면 올해 삼성그룹의 경우 임직원 수가 21만2496명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9515명(4.3%)이 줄어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올해 희망퇴직을 실시한 삼성 계열사는 외부로 알려진 곳만 삼성중공업, 삼성에스디아이, 삼성전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등 5개에 달한다. 삼성의 15개 상장 계열사 임직원 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6천명 이상 줄었는데, 하반기에도 감원태풍이 계속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 다음으로는 현대중공업 4110명(10.9%), 두산 1978명(10.6%), 케이티 1203명(2.5%) 순으로 임직원 감소 규모가 컸다. 이어 대우조선해양 676명(5.1%), 포스코 582명(1.9%), 지에스 393명(1.7%), 금호아시아나 246명(1.6%), 에스케이 202명(0.4%), 엘에스 185명(1.8%)의 감소 폭을 보였다.
반면 엘지그룹은 임직원 수가 12만5046명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835명(0.7%)이 늘어나 대조를 이뤘다. 이어 씨제이 778명(4.1%), 대우건설 604명(10.8%), 현대자동차 600명(0.4%), 효성 447명(2.7%), 신세계 428명(1%), 한화 357명(1.1%), 대림 245명(3.6%), 에스오일 187명(6.5%), 케이씨씨 173명(2.6%)의 순서로 임직원이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 경영난으로 구조조정 회오리에 휩싸인 조선 3사의 감원이 가장 두드러졌다. 삼성중공업이 1795명(12.8%) 감원하는 등 3개사에서만 6131명의 인력이 줄었다. 조선3사의 감원규모에는 사내하청 등 비정규직은 제외돼 있다.
재벌 대기업의 고용인원 감소 추세는 이미 지난해부터 본격화됐고, 일부는 올해 큰 이익을 냈는데도 직원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484명(2.5%)이 감소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9월말 기준 1524명(1.6%)이 추가로 줄었다. 삼성전자의 2015년 영업이익은 26조4천억원에 달했고, 올해 9월까지 영업이익 역시 갤노트7 사태로 인한 4조원 가량의 손실 반영에도 불구하고 20조원을 넘었으나, 고용은 2년 연속 대폭 줄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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