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대기업 불공정행위, 어떻게 근절할 것인가’ 토론회서 밝혀
광역 지방자치단체에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조사권을 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진욱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과장은 22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연 ‘대기업 불공정행위, 어떻게 근절할 것인가’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불공정거래행위, 하도급법, 소비자 관련 법률, 대규모 유통업법, 가맹사업법 분야에 대한 조사권을 광역 지자체에 주는 방안을 공정위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이어 “어떤 업무에 대한 조사권을 어느 정도 부여할지 태스크포스의 검토 결과가 나오는 대로 입법을 추진하거나 내년도 업무 추진 계획에 반영하는 등 내년에 가시적 성과를 내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중소기업계에서는 공정위의 조사 인력 부족으로 불공정거래행위에 제대로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지자체에 조사권을 부여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있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대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공정위의 불공정거래 규율의 문제점과 대한 검토’라는 발제를 한 참여연대 김성진 변호사는 “현재 기술 편취 등 하도급법 4대 위반 행위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미국이나 유럽처럼 불공정거래행위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공정위의 조사권·조정권·고발요청권을 지자체에도 부여해 불공정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중기중앙회 김경만 경제정책본부장도 “공정거래법 위반행위 가운데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담합, 일감 몰아주기, 보복조치에 대해서는 반드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 공정거래법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이런 위반행위에 대해 관련 금액의 2~5%에 머무르는 과징금을 10%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며 “50% 초과 감면이 가능하게 돼있는 과징금 감면 기준도 40% 이상 감면되지 않도록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공정위의 위상과 권한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대기업이 공정위 눈치를 보며 불공정행위를 할 수 없게 하려면 공정위가 현재의 임의조사권 대신 강제수사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공정행위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한 사건 처리를 위한 ‘패스트 트랙 제도’ 도입도 제안했다. 오동윤 동아대 교수는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에 대해 무거운 제재를 가해 계열사 부당내부거래를 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