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조사 11월 소비자심리지수 95.8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이래 최저치
체감경기·향후 경기전망 큰 폭으로 위축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이래 최저치
체감경기·향후 경기전망 큰 폭으로 위축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탓에 1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이후 최저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1월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8로 전월대비 6.1포인트 급락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94) 이래 가장 낮은 값이다. 이 지수는 올해 6월 98.8을 기록한 뒤 7월~10월까지 100.9~101.9로 소폭 상승해왔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장기 평균치(2003년 1월~2015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소비자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11월 조사는 지난 11~18일 전국 도시 2200개 가구를 대상(응답 2056 가구)으로 진행됐다.
11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부문별로 보면, 소비자들은 전달보다 현재 경기를 나쁘게 판단했을 뿐 아니라 향후 경기 전망, 취업 전망에서도 비관적 인식을 드러냈다. 6개월전 대비 현재 경기 판단을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 지수는 전월대비 12포인트나 급락한 60으로 조사됐고, 현재와 비교한 6개월 뒤 전망을 나타내는 향후경기전망 지수(64)도 전달보다 16포인트나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지수는 2009년 3월(34) 이래 최저치고, 향후경기전망 지수는 2009년 3월(64)와 같은 값이다. 주성제 한국은행 통계조사팀 과장은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경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며 경기관련 지수가 많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 됨에 따라 취업기회전망 지수(68) 또한 10월보다 큰 폭(11포인트)으로 하락했다. 미국 대선 이후 시장금리가 오르고 미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금리수준전망 지수는 전달보다 6포인트 오른 112로 집계됐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90으로 전월대비 2포인트 하락했고, 현재와 비교한 6개월 뒤 생활형편전망도 전월대비 5포인트 하락한 93으로 조사됐다. 현재와 비교한 6개월 뒤 가계수입전망(98), 소비지출전망(106)도 전달보다 각 3포인트, 1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 중 내구재(91), 의류비(98), 외식비(88), 여행비(88) 지출전망이 전달보다 큰 폭(3~4포인트)으로 하락했다.
전달보다 저축은 줄고 빚은 늘 것이라 응답한 가구가 많았다. 현재가계저축 지수는 11월 87로 전달보다 3포인트 하락했고, 6개월 뒤 저축전망을 묻는 가계저축전망지수도 2포인트 하락한 92로 집계됐다. 반면 현재가계부채 지수는 전달보다 1포인트 상승한 106, 6개월 뒤 부채전망을 묻는 가계부채전망지수는 전달보다 2포인트 상승한 100으로 집계됐다.
현재와 비교한 1년 뒤 물가를 묻는 물가수준전망 지수는 전달보다 3포인트 높아진 138로 집계됐지만, 주택가격전망·임금수준전망 지수는 각 7포인트, 2포인트 떨어진 107, 111로 집계됐다. 향후 1년 뒤 집값·임금이 높아질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한 2.5%,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달과 동일한 2.5%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자들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 공공요금(56.4%), 집세(41.4%), 공업제품(36.8%)을 꼽았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