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완선-이재용 만남 등서 수차례 요청
당시 배석 국민연금 팀장 국정조사 증언
삼성 “제일모직주주에 배임 곤란” 거부뜻
국민연금 사흘 뒤 전격 합병찬성 석연찮아
합병찬성 당시 투자위원 휴대전화 교체 뒤 폐기
국정조사서 “증거인멸” 의혹 제기 나와
당시 배석 국민연금 팀장 국정조사 증언
삼성 “제일모직주주에 배임 곤란” 거부뜻
국민연금 사흘 뒤 전격 합병찬성 석연찮아
합병찬성 당시 투자위원 휴대전화 교체 뒤 폐기
국정조사서 “증거인멸” 의혹 제기 나와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기로 결정하기에 앞서 홍완선 당시 기금운용본부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합병비율 변경을 요청했으나, 삼성 쪽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증언이 30일 나왔다. 국민연금은 당시 합병비율이 삼성물산에 불리하다는 내부 분석에 따라 이런 요청을 했다가 거절당했음에도 사흘 뒤 합병 찬성을 결정했다.
홍 본부장과 이 부회장의 만남 자리에 배석했던 국민연금 정재영 팀장은 이날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영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문을 받고 “(당시 만남에서 국민연금이) 합병비율 변경이 가능한지 문의를 했다”고 말했다. 당시 삼성 쪽 반응에 대해선 “합병비율이 이미 외부에 발표됐기 때문에 제일모직 주주의 입장에선 사후적으로 비율을 바꾸게 되면, 배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쉽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국민연금) 내부 분석에 의하면 삼성물산 주주에게 약간 불리한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을 수정해 줄 수 있나 요청을 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윤소하 의원(정의당)의 질문에도 “(국민연금은) 이재용 부회장과의 만남뿐만 아니라 (삼성 쪽과의) 다른 만남에서도 합병비율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내 투자위원회 일원으로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당시 투자위원이 검찰 압수수색에 앞서 쓰던 휴대전화를 버린 사실도 드러났다. 이날 국정조사에서 국민연금의 신아무개 전 리스크관리팀장(현 증권리스크관리팀 선임운용역)은 “(압수수색 전에) 휴대전화 고장이 잦아 바꿨다”고 말했다. 검찰은 11월23일 기금운용본부를 압수수색해 신 전 팀장 등 당시 투자위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하지만 그는 과거 휴대전화의 행방에 대해 “집에서 쓰레기통에, 분리 봉투에 버렸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