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 변화 분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중국의 대미 수출품에 대해 ‘관세 45% 부과’ 등 보호무역의 날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중간재 수출이 많은 한국시장에도 긴장감이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 완성품 수출이 늘어난 데다, 수출된 한국 중간재가 가공된 완성품(최종재)이 미국에 수출되는 비율은 줄고 중국 내부에서 최종 소비되는 경우가 늘어 미국의 대중국 통상 압력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줄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 한국은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12개 연구기관이 참여해 지난달 16일 공표한 ‘2014년 세계산업연관표’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4년 기준 한국의 대중국 수출 중 현지에서 최종 사용되는 ‘최종재’ 비중은 31.3%로 전체 대중 수출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2009년(16.4%)에 견줘 2배 가까이 커진 수치다.
중국에 수출된 뒤 추가적인 가공을 거쳐 중국 내수로 사용되거나 세계 각국으로 재수출되는 ‘중간재’ 비중은 2014년 기준 68.7%였다. 이 중 수출된 중간재가 가공돼 최종 소비되는 국가(최종 귀착지)를 보니, 중국이 43.8%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최종재 수출과 중간재의 최종 귀착지를 합산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 중 중국을 최종 귀착지로 하는 수출 비중은 2014년 75.1%로 2009년(64%)에 비해 11.1%포인트 높아졌다”는 결과를 내놨다.
반면 미국과 유럽을 최종 귀착지로 하는 대중 수출 비중은 2014년 각 5%, 4.3%로, 2009년에 견줘 각 3.8%포인트, 3.6%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일본과 한국을 최종귀착지로 하는 대중 수출 비중(2014년 기준 각 2%, 0.8%)도 각 0.6%포인트, 0.1%포인트 줄었다. 한국의 대중 수출 중 중국에서 가공돼 미국 등 다른 국가로 재수출되는 비중은 줄고, 중국 내에서 소비되는 비중이 늘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이 결과를 토대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의 총수출은 0.36%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은행은 “대중국 수출에서 중국의 최종 수요를 위한 수출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중국의 대미국 수출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에 비해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우리 수출에서 중국 내수의 중요도가 확대된 만큼, 중국의 대미 수출 부진이 중국 경기 악화로 전이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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