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자동차정비사업협동조합이 개최한 세미나에서 조합원들이 경영에 필요한 법률 강의를 듣고 있다. 서울시자동차정비사업협동조합 제공
서울시자동차정비사업협동조합은 그 어느 곳보다 공동사업을 활발하게 펼치는 조합이다. 공동구매는 물론 폐기물 공동처리, 부품 공동개발 등으로 함께하는 영역을 넓히고 있다.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만난 황인환 서울시자동차정비사업협동조합(서울자동차정비조합) 이사장은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차 수리 관련 자재 유통업체들의 폭리가 심해 2004년 처음 이사장으로 선출된 뒤부터 공동구매 사업에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의 높은 신임 덕에 황 이사장은 2015년부터 4번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 정비업소에서 도장 작업을 할 때 많이 쓰는 마스킹 테이프, 샌드페이퍼 같은 소모품을 주로 공동구매하는데, 올해만 거래금액이 12억원가량 된다. “처음엔 타우너 1대로 공동구매한 물품을 조합원들에게 배달했어요. 개별적으로 살 때보다 값이 훨씬 싼 이점 때문에 점차 조합원들의 이용이 늘어 지금은 스타렉스 2대로 배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자동차정비조합이 공동구매한 상품은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정비업체들도 많이 이용한다. 황 이사장은 “조합의 공동구매 사업은 자재 유통업체들이 좌지우지하던 가격을 정상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서울자동차정비조합은 개별 업체들을 통해 하던 자재 조달을 앞으로는 시흥유통진흥사업협동조합 등 다른 협동조합들과 협약을 맺어 조합 간 거래로 전환할 계획이다. 물품을 더 싸게 살 수 있는데다, 조합 간 협업사업에는 지자체 지원금이 나와 조합원들에게 더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자동차정비조합 김정택 상무는 “소모품인 드릴 날도 조합이 자체 개발해 지난해부터 개당 1만~1만2천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3만~3만5천원 하는 수입품 대체 효과를 톡톡히 얻고 있다”고 전했다.
정비소에서 나오는 폐유·폐걸레 등 각종 폐기물 처리도 조합이 전문업체에 위탁해 공동 수거·처리하면서 개별 정비업소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서울자동차정비조합은 새로 나오는 정비 기계나 설비의 성능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조합원들에게 제공하는 데도 관심을 쏟고 있다. 김 상무는 “조합이 새 기계에 대해 시뮬레이션도 하면서 테스트해본 뒤 조합원들에게 제품별 장단점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비조합은 정비업소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장 작업을 할 때 가끔 일어나는 화재를 막기 위해 새로운 열공급 방식을 개발 중이다. 황 이사장은 “종사자들이 신체·재산상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합원들의 직원이라는 마음으로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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