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회원사에 서신…9월말 의혹 제기 이후 100일만에
정경유착 주역 이승철 부회장도 동반사임키로
“의혹 당사자가 쇄신안 마련 부적절” 비판 여전
정경유착 주역 이승철 부회장도 동반사임키로
“의혹 당사자가 쇄신안 마련 부적절” 비판 여전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와 관련한 정경유착 의혹 사태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창수 회장은 28일 전경련 600여 회원사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회원 여러분께 많은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돌아오는 (내년 2월) 정기총회까지 여러 개선방안 마련에 힘을 보태고 회장직에서 물러나 새로운 회장을 모시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또 “회원사를 비롯한 국민들로부터 많은 비판의 목소리를 들었다”면서 “빠른 시일 안에 회원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여러가지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회원과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도 광범위하게 수렴하여 전경련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전경련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전경련은 이번 사태의 주역으로 지목돼온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도 정기총회에서 허 회장과 함께 물러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허 회장이 이번 사태 이후 공식적으로 사과와 함께 사임의 뜻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는 엘지그룹이 27일 공식적으로 전경련 탈퇴 및 회비 납부 중단 의사를 발표하면서 전경련 회원사들의 연쇄탈퇴 등 위기감이 높아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에스케이는 국회 청문회에서 이미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혔고,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회비 납부도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경제계에서는 허창수 회장과 이승철 부회장의 사퇴시점이 내년 2월로 미뤄지고, 이번 사태의 책임자들이 계속 전경련 쇄신안 마련을 주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 허창수 회장과 이승철 부회장은 지난 9월말 미르 및 케이스포츠 재단 설립 관련 정경유착 의혹이 처음 제기된 뒤 100일이 지나도록 대국민사과, 책임자 문책 등과 같은 책임지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은채 미국의 헤리티지재단 같은 씽크탱크로의 전환을 포함한 쇄신안 마련을 주도해 비판이 쏟아졌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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