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경제환경에 여성 경영자들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하려고 컨퍼런스를 준비했어요.”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만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여경협) 한무경(58·사진) 회장은 ‘2017 여성 시이오(CEO) 경영 컨퍼런스’ 개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컨퍼런스는 ‘소통과 책임 리더십으로 성장하는 여성 CEO’라는 주제로 13일 오전 10시~오후 5시30분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이민규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김창옥 휴먼컴퍼니 대표,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 등 주제와 관련한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선다.
한 회장은 2500여개사가 회원인 여경협을 지난해 1월부터 이끌고 있다. 대구와 경산 등에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네 곳을 계열사로 둔 효림그룹 회장이기도 하다. 마흔살 때인 1998년 구제금융 위기로 자금난을 겪던 쌍용중공업의 자동차부품 사업부문을 인수하며 처음 사업에 뛰어들어 매출 8800억원, 임직원 1500여명의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한 회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비유되는 지능정보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풍부한 감수성과 소통 역량을 지닌 여성 인재의 확보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데이터 경제시대의 핵심 기술인 지능정보통신,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융합서비스 분야에서 위미노믹스(Women+Economics 합성어, 여성의 경제활동) 열풍이 일고 있지만, 아직 국내 여성 인재의 참여 비율은 낮은 편이라며 아쉬워했다.
전세계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클라우드 소싱과, 유연한 업무 환경의 단기 노동 방식인 ‘긱 경제’(Gig-Economy)가 확산되는 흐름에 맞춰, 여경협도 여성 기업 맞춤형 인력지원 플랫폼(가칭 ‘드림워크 허브’)을 구축하고 있다고 한 회장은 밝혔다. ‘긱 경제’란 산업 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사람을 구해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형태의 경제 방식을 말한다. 그는 오는 7~8월께 ‘드림워크 허브’가 가동되면, 안정적인 경영 활동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 여성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프로젝트성 인력을 지원받는 게 가능해져 다양한 사업 시도와 도전을 할 수 있게 될거라고 내다봤다.
올해 여경협은 걸음마 수준인 여성 기업의 수출 활성화 지원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2015년 기준 전체 수출액 가운데 여성 기업 비중은 1.1% 수준이다. 한 회장은 “지역과 품목별 해외 바이어 리스트를 여성 기업들에 제공하는 한편, 해외 바이어들이 국내 여성 기업들의 제품을 두루 검색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수시로 업데이트하겠다”고 말했다.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 사진 여경협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