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소득정체와 고용불안에 따른 민간소비 위축을 우려하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5%로 큰 폭으로 낮췄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국발 금리상승세 등도 소비심리를 위축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13일 올해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상반기와 하반기엔 각각 2.4%, 2.6%, 연간으로는 2.5%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8%보다 0.3%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지난해 12월 정부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6%로 낮췄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배경으로 달라진 대내외 여건 등을 꼽았다. 이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바깥 여건을 보면 미국 대선 이후 시장 금리가 상승했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고,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대두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기대가 변화됐다”며 “국내 상황도 정치적 불확실성 등 경제 외적인 요인 변화가 있었다. 그에 다른 심리 위축을 반영해서 전망을 하향조정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번 성장률 전망치 하향의 주된 이유로 민간소비 부진 전망을 꼽았다. 이 총재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소비심리 위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다음은 기업 구조조정”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은 연간 1.9%로, 지난해 10월 전망치 2.2%에서 0.3%포인트 하향됐다.
이날 오전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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