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부화로 태어나 방류된 명태들이 동해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해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도한 어획으로 동해안에서 사라진 명태자원을 회복하는 정부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강원도 속초에서 잡힌 명태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2015년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 방류한 인공부화 1세대 명태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23일 밝혔다. 국내 기술로 인공부화해 바다에 방류한 명태가 자연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응해 살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정부는 자연산 명태의 수정란을 채취해 인공적으로 부화시킨 뒤 2015년 12월 20㎝ 정도로 키운 명태 1만5천마리를 방류했다. 지난해 동해안에서 명태를 채집해 분석한 결과 67마리 중 2마리가 방류한 인공 1세대 명태와 유전정보가 일치했다.
해수부는 동해안에서 사라진 명태자원을 회복시키기 위해 2014년부터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명태는 1980년대 7만4천톤까지 잡히다가 2000년대 중반에 100톤 미만, 2007년 이후에는 1~2톤으로 급격히 줄었다. 1970년대 노가리(어린 명태) 어획을 허용하면서 명태가 급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식당가에서 팔리는 동태탕의 재료는 모두 러시아 등에서 수입하는 냉동 명태이고, 강원도 고성 명태 축제에서조차 러시아산 명태를 들여와 쓰는 실정이다.
장묘인 해수부 수산자원정책과장은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명태 완전양식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방류용 명태 종자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방류 규모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하루빨리 국민의 식탁에 우리 바다 명태를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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