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호황·유가 상승 영향
반도체 경기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수출입물량이 2달 연속 늘었다. 2015년 말 배럴당 30달러대였던 국제유가가 지난달엔 50달러대에서 형성됨에 따라, 기저효과로 수출입금액 상승폭은 더 컸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6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12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한 145.92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3개월만에 상승으로 돌아선 뒤 2달 연속 오름세다. 12월 수출입금액지수는 122.68로 전년 동월 대비 8.1% 올랐다. 2015년 1월 이후 매달 전년 동월 대비 하락했던 수출입금액지수는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11월(8.3%)에 약 2년만에 상승 반전한 뒤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2월 수출물량지수를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전기 및 전자기기가 전년 동월 대비 4.7% 상승했고, 정밀기기도 23.5% 상승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의 경우 수출물량은 11.9% 줄었지만, 유가 상승 영향으로 금액은 14% 늘었다. 사드 배치 영향으로 중국의 ‘한류 제재’ 의혹에도 불구하고 화장품을 포함한 화학제품 수출물량도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다.
2016년 전체로 보면 수출물량지수는 136.08로 1년 전 대비 1.1% 올랐고, 유가 하락 영향으로 수출금액지수는 전년보다 5.4% 떨어졌다.
2016년 12월 수입물량지수는 130.65로 전년 동월 대비 4.2% 올랐다. 수입금액지수는 107.17로 전년 동월 대비 7.3% 올랐다. 12월 수입물량지수를 품목별로 보면 비메모리 반도체·이동전화 등이 포함된 전기 및 전자기기가 전년 동월 대비 15.5%, 반도체 제조 설비가 포함된 일반기계가 14% 증가했다. 원유가 포함된 광산품 수입물량은 6.2% 늘었고 금액은 14% 늘며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 수입물량은 21.9% 감소했고, 금액은 12.2% 감소했다. 수송장비 수입물량도 전년 동월 대비 22.9% 하락했다. 이창헌 한국은행 물가통계팀 과장은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건 이후 외제차 수입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전체로 보면 수입물량지수는 전년 대비 1% 상승했지만, 유가 하락 영향으로 수입금액지수는 전년 대비 7.4% 하락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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