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삼성전자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탈퇴원을 제출하면서 전경련의 해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전경련 건물 로비 모습.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2013~2016년 삼성 부담액 367억원 가운데 삼성전자 182억
적자 계열사 부담했지만 총수 지분 많은 삼성SDS는 ‘0원’
SK·현대차·LG도 주력사가 많고 총수 회사는 제외돼
적자 계열사 부담했지만 총수 지분 많은 삼성SDS는 ‘0원’
SK·현대차·LG도 주력사가 많고 총수 회사는 제외돼
4대 그룹이 2013년 이후 4년간 전국경제인연합회 ‘사회협력회계’ 관련 은행계좌에 총 800여억원을 지원한 가운데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기업은 부담을 적게 안거나 아예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계열사 가운데 적자를 내면서도 전경련에 돈을 보낸 경우도 있었다. 전경련 출연금은 보통 매출 규모에 따라 그룹 분담액이 정해지고, 각 그룹은 내부 기준에 따라 계열사의 분담액을 정한다.
6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전경련 ‘사회협력회계’ 관련 은행계좌 내역을 보면,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생명·화재 등 10여개 계열사들이 해마다 전경련에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의 돈을 보내왔다. 매출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의 경우 4년간 삼성그룹이 낸 367억원의 절반가량인 182억원(49.6%)을 부담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5년 1조원 이상의 적자에도 4800만원을 출연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삼성에스디에스(지분율 17.01%)는 한푼도 내지 않았고, 삼성물산(옛 제일모직·31.17%)은 7억7천만원 수준에 그쳤다. 매출 규모 차이도 있지만,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기업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그룹도 비슷한 사정이다. 현대차그룹은 4년간 112억원을 냈는데 현대차 몫이 3분의 2(65.2%) 가량인 73억원에 달했다. 반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글로비스(지분율 29.99%)는 2억6천만원에 그쳤고, 이노션(29.99%)은 아예 없었다. 현대차그룹은 “내부 기준에 따라 계열사별 분담액을 정했고, 회사별 사회공헌기금 보유액도 함께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에스케이(SK)그룹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그룹 총액 163억원 가운데 106억원(65.0%)을 냈다. 최태원 회장 일가 지분이 많았던 에스케이씨앤씨(지분율 49.34%·2015년 6월 기준)는 2013~2015년에는 한푼도 내지 않다가, 에스케이와 합병한 이후인 2016년 1억5천만원을 부담했다. 에스케이그룹 관계자는 “에스케이씨앤씨는 합병 이전에는 전경련 회원사가 아니라 돈을 납부할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엘지(LG)그룹은 엘지화학이 182억원 가운데 49억원을 낸 반면 지주회사인 ㈜엘지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엘지그룹 관계자는 “㈜엘지는 전경련 회원사가 아니어서 돈을 내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파산을 앞둔 한진해운도 과거 4년간 수억원을 전경련에 납부했다. 특히 지난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하기 두달 전인 2월에도 1억5200만원을 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