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나홀로 호황’ 누리는 가운데 고용부진·소비위축 지속
“전반적인 성장세 비교적 완만, 민간소비 단기간 개선 어려울 듯”
“전반적인 성장세 비교적 완만, 민간소비 단기간 개선 어려울 듯”
수출 회복으로 제조업 생산과 설비 투자가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경기 회복의 징조는 아직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내수 경기를 뒷받침하는 고용과 소비가 여전히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3월 KDI 경제동향’을 보면, 소비 심리 위축과 장기화된 고용 부진은 경기 회복의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손꼽혔다. 제조업 분야에서 수출과 광공업 생산 등이 개선되고 설비 투자도 기계류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 등 특정 부문의 높은 증가세의 ‘착시 효과’일 뿐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은 먼저 경기 회복 추세가 제한된 범위에 머물러 있다고 봤다. 1월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12월(3.5%)과 비슷한 3.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고, 광공업 생산은 1.7% 올랐다. 제조업 출하도 수출 물량을 중심으로 1.9% 늘었고, 제조업 재고율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늘어 실물 지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부문 생산이 35.0% 증가한 효과를 제외하면, 전반적인 회복세는 기대하기 어렵다. 반도체 및 전자부품을 제외할 경우, 전체 광공업 생산은 오히려 1.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소비 심리와 고용 부진은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소매판매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소비심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봤다. 1월 소매판매액은 설 명절의 영향으로 확대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4.0%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계절 조정을 할 경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서비스업 생산 가운데 민간 소비와 관련된 음식·숙박업(-6.4%), 예술·스포츠·여가업(-7.5%) 등은 전달보다 감소폭이 오히려 확대됐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기준점(100)을 하회하는 94.4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가계 형편과 경기를 긍정적으로 볼수록 100 이상 높은 숫자를 나타낸다.
제조업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용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1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4만3천명 늘었지만, 지난해 12월(28만9천명)보다는 증가폭이 줄었다. 산업별로도 제조업 취업자가 16만명이나 줄어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경제활동참가율(63.0%→62.8%), 고용률(60.8%→60.6%)도 전달보다 각각 0.2%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실업률은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한 3.6%를 기록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경제활동 참가율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 취업자 수 증가세는 둔화하고 실업률도 상승하고 있다”며 “민간 소비가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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