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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치킨인 듯 치킨 아닌 ‘인공 치킨’이 나왔다

등록 2017-03-17 10:38수정 2017-03-17 10:42

세포 배양해 만든 배양육 치킨
시식회 참가자들 "실제 치킨과 같은 맛"
450g에 1000만원…2021년 시판 목표
세포 배양육으로 만든 프라이드 치킨. 멤피스 미트 제공
세포 배양육으로 만든 프라이드 치킨. 멤피스 미트 제공

닭고기는 지구촌 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고기 가운데 하나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값도 싸고, 종교적 기피 대상도 아니기 때문이다. 한 해 동안 전세계에서 소비되는 치킨 수는 600억개에 이른다고 한다. 무게로 따지면 9천만톤이다. 이 많은 고기를 생산해내는 공장식 축산업은 비인도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분뇨 등에 의한 환경오염도 논란거리다. 이런 논란에서 자유로운 인공 치킨이 나왔다. 세포를 배양해 만든 배양육 치킨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 샌프란시스코의 신생기신생기업 멤피스 미트(Memphis Meats)다. 이 회사는 지난 14일 맛 감별사들을 초청해 배양육 치킨 시식회를 가졌으며, 시식에 참가한 이들이 실제 치킨과 같은 맛을 느꼈다는 소감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대표 우마 발레티는 보도자료를 통해 “사육할 필요가 없는 닭과 오리 고기를 처음으로 선보이게 돼 전율을 느낀다”며 “이는 '청정 고기 운동'의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날 치킨과 함께 배양육 오리고기도 내놨다. 멤피스 미트는 앞서 지난해 2월엔 암소의 근육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만든 미트볼을 선보인 바 있다.

세포를 배양해 만든 오리고기 요리.
세포를 배양해 만든 오리고기 요리.

세포 배양 방식의 인공 고기가 처음 등장한 건 2013년 네덜란드의 과학자가 배양육으로 햄버거를 만들어 보인 것이 처음이었다. 이 과학자는 이후 본격적으로 배양육을 개발하기 위해 회사를 차렸다.

전통 축산업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량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8%를 차지한다. 따라서 인공 고기는 축산업이 유발하는 환경오염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인공 고기 개발자들은 그래서 이 고기를 ‘청정고기’(clean meat)라고 부른다. 여기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멤피스 미트처럼 동물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식물에서 단백질 등을 추출해 만드는 방식이다.

인공 배양육 치킨과 오리고기 요리를 시식하는 모습.
인공 배양육 치킨과 오리고기 요리를 시식하는 모습.

배양육의 취지는 좋지만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다. 2013년 배양육 햄버거를 만드는 데 든 비용은 37만5천달러(약 4어2400만원)나 됐다. 배양육 치킨의 가격은 1파운드(453g)에 9000달러(약 1000만원)다. 이는 1년 전 이 회사가 미트볼을 만들 때 들었던 비용에 비하면 절반이나 떨어진 것이지만 아직도 지나치게 비싼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뼈없는 치킨 가슴살 가격은 1파운드당 3.22달러라고 한다. 단순 비교하면 2800배나 높은 가격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몇년에 걸쳐 생산비용을 낮춰, 2021년에는 일반에 시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배양육이 완전히 친환경적인 방법인 것만도 아니다. 동물세포를 재료로 쓰기 때문이다. 멤피스 미트가 배양육 출시에 성공한다면 그 다음과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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