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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EU FTA 5년 ‘초라한 성적’… 전망치 3분의1 고용창출

등록 2017-04-03 15:05수정 2017-04-04 01:03

산자부 의뢰한 2011~2015년 평가보고서 입수
2만9990명 일자리 창출 전망이 1만개에 그쳐
무역수지 흑자서 적자로… 정부 예상과 큰 차이
2011년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대유럽연합 수출은 줄어든 대신 수입은 늘면서 무역수지가 흑자에서 적자로 바뀌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5년간 1만개에도 못 미쳤다는 평가가 국책연구기관으로부터 나왔다. 유럽연합이 최근 수년간 경제위기를 겪었음을 고려하더라도 협정 당시 경제성장과 수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던 정부의 장밋빛 전망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한겨레>가 3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용역을 받아 작성한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이행 평가보고서’를 입수해 살펴본 결과, 자유무역협정으로 2011~2015년 9983개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이 2010년 예상한 고용창출 규모인 2만9990명의 3분의1에 불과하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에서 유일하게 1만5255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반면 농축수산식품업과 제조업에서는 각각 3232개, 2011개가 줄었다.

보고서는 “협정 발효 이후 한국의 유럽연합에 대한 수출은 협정 이전인 2010년 537억달러에서 2015년 481억달러로 줄어, 연평균 감소율이 3.9%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의 총 수출액 감소율 -1.1%의 4배에 가깝다. 한국의 총수출에서 유럽연합이 차지하는 비중도 11.9%에서 9.3%로 낮아졌다. 보고서는 또 “유럽연합으로부터의 수입은 2010년 388억달러에서 2015년 572억달러로 늘어, 연평균 증가율이 4.8%에 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한국의 총수입이 4.8% 줄어든 것과 대조를 이룬다. 한국의 총수입에서 유럽연합이 차지하는 비중도 9.4%에서 13.6%로 높아졌다.

보고서는 “협정 이전인 2007년 194.1억달러에 달하던 무역흑자가 2012년에는 7.3억달러 적자로 바뀐 데 이어 2015년에는 91.4억달러로 적자가 더 커졌다”며 “서유럽국가와의 무역수지 적자가 만성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협정 체결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은 5년간 추가로 0.14%, 소비자 후생은 26억3700만달러 높아졌다”며 “국내생산도 협정이 없을 때에 비해 연평균 578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생산 증가 효과는 서비스업에서만 8955억원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나머지 제조업(-6598억원), 농축수산식품(-1728억원) 등은 줄었다.

이는 정부가 단일경제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유럽연합과 협정을 맺으면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하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보고서는 “기대와 달리 수출이 줄고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된 것은 예상치 못한 유럽의 경기침체 때문”이라며 “협정이 없었을 경우 수출이 연평균 31억5900만달러씩 줄었겠지만, 협정 체결로 수출이 27억2100만달러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해 수출 감소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럽연합으로부터의 수입도 연간 46억4200만달러씩 증가해 수입 증가 효과가 수출 증가를 상회했다.

김양희 대구대 교수(경제학)는 “유럽경제가 안 좋은 상황이어서 협정에 대한 평가는 향후 5년 정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정부가 그동안 협정의 효과를 수출 증대로 좁혀서 강조하던 것에서 벗어나 국내 일자리 창출과 부가가치 창출에 좀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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