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석유화학 호황으로 지표상 완만한 성장세
내수 여전히 침체…다른 산업으로 확산도 안돼
“차기 정부, 산업·기업간 연결고리 만들어야”
내수 여전히 침체…다른 산업으로 확산도 안돼
“차기 정부, 산업·기업간 연결고리 만들어야”
최근 수출 및 투자가 증대하는 등 우리나라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에 있다는 지표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의 수출 증대가 전체적인 경기 회복세로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서민가계 간의 선순환 흐름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2017년 3월 경기동향’을 발표하고 “우리 경제는 투자와 수출이 개선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반도체와 석유 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었다. 3월 수출액은 489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7% 증가했고, 전월 대비 13.2% 증가했다. 석유제품(전년 동월대비 63.3% 증가), 반도체(41.9%), 석유화학(36.3%) 등이 이끌었다. 2월 설비투자액은 전년 동월 대비 19.5% 증가하는 등 투자도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연구원은 “민간소비 증가세가 낮고, 제조업 가동률도 낮은 수준에 정체되어 있다”며 경기회복을 낙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수출 호조, 내수 침체’의 상황이 몇달째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2월 소매판매액의 전년 동월대비 증가율은 전달 4.2%에 비해 크게 낮아진 0.5%에 불과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여전히 기준치(100)에 미치지 못하는 96.7을 기록했다. 2월 산업생산지수는 전년 대비 4.2% 증가했지만,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달(74.2%)보다 크게 떨어진 70.9%에 머물렀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품목의 상승세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생산지수가 몇개월째 높게 나타나고 있어, 어느 정도 추세로 확인됐지만, 몇가지 제한된 품목에 의존하고 있다. 다른 업종으로 확산된다면 경기가 살아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예년처럼 수출만 반짝하고 말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기업이 수출해서 돈을 벌면 중소기업으로 파급이 되고, 서민경제로 흘러가야 하는데 그 연결고리가 작동을 안 하고 있다. 차기 정부가 이 문제를 풀어야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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