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 분석결과 담은 보고서 펴내
선진국은 기술진보 개도국은 세계화 중요
선진국은 기술진보 개도국은 세계화 중요
국제통화기금(IMF)이 1980년대 이래 많은 나라에서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했다며 “급격한 기술진보와 지구촌 통합(세계화)”을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노동소득분배율은 국민계정의 피용자보수를 국민소득(NI)으로 나눈 값이다.
국제통화기금은 10일 내놓은 ‘노동소득 비율의 하락 추세에 대한 이해’라는 보고서에서 선진국 노동자들의 몫이 2014년 현재 54% 선으로 1970년에 비해 4%포인트 가량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세계 금융위기(2008~2009년) 직전에 지난 반세기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뒤 이렇다할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흥시장·개발도상 국가의 경우 자료 제약이 있긴 하지만 역시 노동소득분배율이 떨어지는 게 1990년대 초반 이후로 관찰됐다. 이런 현상은 경제규모가 큰 나라일수록 더해 중국에서는 분배율이 약 3%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은 노동소득 비중의 하락 현상은 임금상승률이 생산성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할 때 빚어진다며, 생산성 증대분 가운데 더 많은 부분이 자본의 몫으로 돌아갔음을 일러준다고 밝혔다. 이는 소득불평등을 확대할 개연성이 크다. 자본이 고소득자들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은 많은 나라가 금융위기 전의 성장 수준을 되찾지 못하는 가운데 그 과실이 널리 공유되지 못하면서 국가간 경제통합에 대한 반발이 심해지고 내부지향적인 정책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호주의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국제통화기금은 특히 몇몇 선진국에서 더 그렇다고 했다.
보고서는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 요인이 선진국과 신흥시장·개발도상 국가 간에 상당히 다르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선진국에서는 급격한 기술진보가 분배율 하락 폭의 절반 정도를, 지구촌 통합이 4분의1 정도를 설명했다는 것이다. 기술진보의 대표적 사례로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자동화의 진전을 제시했다. 지구촌 통합은 최종 재화의 교역, 지구촌 가치사슬 참여, 외국인 직접투자 확대 등을 들었다.
반면, 신흥시장·개발도상 국가에서는 지구촌 통합이 핵심 요인이고 기술진보는 조그만 구실밖에 하지 못했다는 게 국제통화기금의 분석이다. 하지만 지구촌 통합이 이들 국가들에 자본과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이를 통해 생산성과 성장률을 높임으로써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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