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행산업으로 16년간 62조 거둬들여

세금 31조, 기금 31조…경마가 23조로 37.5% 차지

시민들이 서울 용산구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에서 말경주를 보고 있다. 김성광 기자 [e-mail]

경마, 카지노, 복권 등 사행성 산업을 통해 정부가 거둬들인 돈이 지난 16년간 6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납세자연맹은 12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사행산업과 관련해 정부가 거둬들인 수입은 총 62조5166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사감위에서 발간하는 ‘사행산업 관련 통계집’을 보면, 지난 16년간 총 수입 중 세금은 31조5587억원, 기금 수입은 30조9579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행산업별로 보면 경마에서 거둬들인 돈이 23조4394억원으로 전체의 37.5%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복권(15조8502억원·25.4%), 카지노(7조6933억원·12.3%) 순이었다.

사행산업으로 인한 정부 수입은 가파르게 늘어났다. 납세자연맹은 “2000년에는 총 1조4718억원의 조세와 기금이 걷혔으나, 2015년에는 총 5조8447억원이 걷혀 4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EP)는 2.5배 가량 증가했다. 납세자연맹은 "2000년 강원랜드 개장과 2002년 로또발행, 2004년 체육진흥투표권발행(스포츠토토), 2006년 광명경륜장 개장, 2011년 소싸움개장 등 정부가 지속해서 사행산업을 늘려나갔다”고 지적했다.

이중 기금의 증가세가 더 가파랐다. 세금은 2000년 1조178억원에서 2015년 2조4153억원으로 2.4배 증가한 반면, 기금 수입은 2000년 4540억원에서 2015년 3조4294억원으로 7.6배 증가했다. 전체 정부수입에서 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세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현재는 세금보다 더 커졌다. 이에 대해 납세자연맹은 “기금은 실질적인 세금이지만, 증세에 대한 저항을 피하고, 사용에 있어서 의회 등의 통제를 피할 수 있는 이점 때문에 기금 위주로 증가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사행산업은 카지노와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소싸움 등이 있다. 이들 사업에는 레저세와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와 각종 기금이 부과된다. 이 중 복권과 체육진흥투표권에는 조세가 부과되지 않고 수익금 전액이 기금으로 편입된다.

허승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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