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전경 모습.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롯데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과 유통업계 말을 종합하면, 롯데그룹은 다음주께 롯데쇼핑·제과·칠성·푸드 등 4개사 이사회를 열고 분할과 합병 관련 사안을 결의할 예정이다. 롯데쇼핑 등 4개 회사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눈 뒤, 투자회사를 묶어 중간지주사(롯데홀딩스)를 만드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사회 일정은 오는 26일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아직 공시된 사안이 아닌 만큼 구체적 일정 등을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지주회사 전환 작업은 계속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이미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화했다. 지난 1월 공시에서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분할·합병 등을 비롯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4개 계열사 이사회 소집은 후속 절차 성격을 갖는다. 롯데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순환출자 고리 해소, 지주회사 전환, 호텔롯데 상장 등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등 계열사 합병이 성사될 경우 현재 남아 있는 67개 순환출자 고리의 상당 부분이 해소된다. 롯데는 ‘롯데쇼핑→대홍기획→롯데정보통신→롯데쇼핑’, ‘롯데제과→롯데푸드→대홍기획→롯데제과’ 등으로 얽혀 있다. 지분 관계를 끊기 위해선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이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 7.86%와 3.93%를 정리하는 게 핵심이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게 걸림돌이었다.
이번 계열사 분할·합병으로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 롯데칠성이 롯데쇼핑 지분을 각사의 지주회사로 넘기면, 합병으로 신설되는 중간지주사가 롯데쇼핑 지분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순환출자 문제가 해결되면, 지배 구조도 호텔롯데를 시작으로 중간지주사를 거쳐 주력 계열사로 이어지는 등 단순화된다.
지주회사 전환의 마지막 단계는 중간 지주회사와 호텔롯데의 합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지주회사인 호텔롯데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신동빈 회장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려면 합병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전환에 쓸 재원을 마련하려면 호텔롯데 상장도 재추진해야 한다. 현재 호텔롯데 상장은 검찰 수사로 중단된 상태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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