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교육수준별 출생·혼인 등 분석
대졸 출산율 1.32명, 고졸 여성 1.02명
“저출산 낡은 통념, 현실 반영 못해”
“경제력 차이가 출산율 차이로 나타나”
대졸 출산율 1.32명, 고졸 여성 1.02명
“저출산 낡은 통념, 현실 반영 못해”
“경제력 차이가 출산율 차이로 나타나”
학력수준이 낮을수록 결혼을 더 안하고 아이도 더 적게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저출산 사회로 접어드는 국면에선 고학력 여성의 출산율이 낮아지지만, 아이를 낳고 기르는 비용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저학력 여성의 출산율 저하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교육수준별 출생·사망·혼인·이혼 분석: 2000-2015’ 보고서를 보면, 2000년대 이후 출산율 감소 경향이 저학력 여성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2000년만 하더라도 20~49살 대졸이상 여성의 합계출산율은 1.48명으로 고졸 여성 1.51명보다 낮았다. 하지만 2015년 기준으로는 대졸 이상 여성의 경우 1.32명인 반면, 고졸 여성은 1.02명에 불과했다.
통계청은 “고학력·전문직 여성의 증가가 저출산 문제의 주범이라는 낡은 통념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교육수준별로 조사를 한 것은 학력이 소득수준의 간접지표이기 때문인데,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혼인과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인은 경제력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학력수준은 결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2015년 20살 이상 대졸 이상 남성의 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은 24.5건, 여성은 28.6건인 반면, 고졸은 남성 9.8건, 여성 10.0건으로 급락하고, 중졸 이하에서는 남성 3.6건, 여성 2.3건으로 떨어진다. 이혼은 대졸 이상보다 고졸에서 더 많았다. 2015년 대졸 이상 남성의 이혼율이 4.4건, 여성은 4.4건인 반면, 고졸 남성의 이혼율은 6.4건, 여성은 7.5건이었다. 특히 30대의 경우 고졸이 대졸 이상보다 남녀 각각 2.2배, 2.7배 이혼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사회로 진입하는 국면에선 출산과 육아의 기회비용이 큰 고학력·고소득 여성의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저출산 사회로 진입한 이후에도 고졸 여성을 중심으로 급격한 출산률 저하 경향이 나타났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보건인구학)는 “출산과 육아로 인해 잃게 되는 기회비용의 문제보다, 출산·양육 과정에서 지불해야 할 비용이 저소득층은 더이상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커지고 소득은 더 적어져 출산 여력이 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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