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 거세지만 핵심사업 힘찬 노젓기” 10대 그룹 주요기업 내년 경영전략 보니
유가·환율 ‘경우의 수’ 대비책 부심
전자·자동차·철강 선행투자 팔걷어
통신·건설쪽은 내실다지기 첫손 꼽아
주요기업 내년 경영전략 보니
내년도 우리경제가 내수 회복 등에 힘입어 올해보다 높은 4% 후반대 성장률이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은 내년의 대외 경제환경이 올해 못지않게 불안할 것으로 보면서도 핵심 사업에는 공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15일 <한겨레>가 삼성전자, 엘지전자, 현대자동차, 에스케이텔레콤, 케이티, 포스코, 대한한공, 현대중공업, 한화석유화학, 금호 등 10대 그룹의 주력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살펴보니, 내실 위주의 경영 기조를 바탕에 깔면서도 높은 부가가치가 기대되는 핵심 사업에 대해서는 집중 투자하는 ‘양수겸장’의 경영 전략이 뚜렷했다.
기업들에게 유가, 환율, 금리 문제는 내년에도 여전히 복병이 될 전망이다. 국제 유가는 이달 들어 50달러 초반으로 상승세가 꺾였지만, 내년에 다시 60달러 이상, 높게는 80달러까지 뛸 것으로 내다보는 기업도 있다. 기준 환율은 올해보다 더 낮춰, 달러당 950~1040원 수준으로 예상한 기업이 많았다. 삼성전자 임원은 “전체 매출의 70~8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출 기업들이 많은 상황에서, 대외 여건 불안이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한화석유화학 쪽은 “유가 전망이 어려워 시나리오를 여러가지로 짜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내년도 투자와 매출 목표치를 올해보다 10~20% 올려잡고 있다. 삼성전자 쪽은 “경영 환경은 불확실하지만, 연구개발(R&D)과 인재 확보와 같은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는 늦출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투자 규모(예상)는 설비투자 10조3천억원과 연구개발 5조4천억원을 합쳐 모두 15조7천억원에 이르는데, 내년에는 반도체, 엘시디, 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 부문을 중심으로 10% 정도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규모는 올해 목표치인 58조7천억원보다 15~20% 늘릴 계획이다.
엘지전자는 대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외형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 전략을 짜고 있다. 마진율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 생산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올해 설비와 연구개발 부문에 모두 3조5천억원을 투자한 엘지전자 쪽은 디스플레이, 디지털 텔레비전, 모바일 등 중점육성 분야에 대해서는 과감한 선행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 틈새시장 공략, 핵심역량 강화 등에 주력하겠지만, 결국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이어 내년에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을 앞둔 현대·기아차는 ‘글로벌화의 성공’을 화두로 잡고 있다. 현대차는 환율은 세자릿수, 유가와 금리도 강세 기조로 내다보는 가운데, ‘글로벌 톱5’로 진입하기 위해 현지 거점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업계의 내년 사업전망은 대체로 밝은 편이다. 최근 2년 사이 가파른 원자재 값 오름세가 한풀 꺾였으며, 내년 수주 물량에서 큰 이익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인력 고령화와 중국 추격을 따돌리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중국 철강산업의 급성장에 맞서 고급강 생산설비를 늘릴 계획이다. 통신업체들은 시장 포화와 매출 정체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건설·항공·화학 업종 기업들은 부동산 경기 위축과 고유가 환경 속에서 내실 위주로 성장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잡고 있다. 홍대선 기자, 산업팀 hongds@hani.co.kr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업계의 내년 사업전망은 대체로 밝은 편이다. 최근 2년 사이 가파른 원자재 값 오름세가 한풀 꺾였으며, 내년 수주 물량에서 큰 이익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인력 고령화와 중국 추격을 따돌리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중국 철강산업의 급성장에 맞서 고급강 생산설비를 늘릴 계획이다. 통신업체들은 시장 포화와 매출 정체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건설·항공·화학 업종 기업들은 부동산 경기 위축과 고유가 환경 속에서 내실 위주로 성장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잡고 있다. 홍대선 기자, 산업팀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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