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로자들의 근속기간과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가 유럽연합(EU)에 비해 훨씬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4일 한국과 유럽연합 소속 24개국의 노동자 특성별 임금격차를 2014년 기준으로 분석한 ‘한-유럽연합(EU) 임금격차 현황 비교’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럽연합 국가는 28개지만, 2014년 데이터가 없는 스웨덴, 아일랜드, 크로아티아, 그리스 등은 분석 대상에서 빠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근속 20년 이상과 1년 미만 노동자 간 임금격차는 4.04배로 유럽연합 평균인 1.56배보다 컸다. 보고서는 “관리자 직종을 제외하거나, 정규직만을 대상으로 분석하더라도 한국의 임금격차는 각각 3.97배, 3.29배로 유럽연합 국가들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다.
또 성별 임금격차도 한국이 1.58배로 유럽연합 평균인 1.24배보다 컸다. 한국은 유럽연합의 남녀 임금격차 1~3위인 에스토니아(1.42배), 영국(1.37배), 체코(1.34배)보다도 컸다. 대학(전문대 포함) 졸업과 중학교 졸업 노동자 간 격차 역시 한국이 1.96배로, 유럽연합 평균인 1.73배보다 컸다.
보고서는 “한국의 근속기간에 따른 임금격차가 상대적으로 큰 것은 임금체계가 직무급이 정착된 유럽과 달리 호봉급 위주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국의 임금체계를 직무·능력 중심으로 개편하면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불평등이 개선되고, 출산과 육아 등으로 근속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여성의 임금불평등도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강행한 성과연봉제를 폐지하고, 직무·능력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 중이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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