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새정부의 경제개혁 의지에 도전 말라” 경고

MBC방송 출연 “기업들 공권력 도전 용인 않겠다”
중소·중견기업 ‘을질’에 대한 엄격한 법집행 강조
유통분야 개선 종합대책 다음주 발표 예정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 9층 공정거래조정원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김성광 기자 [e-mail]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기업들에게 새정부의 경제개혁 의지에 대해 의심하고 도전하지 말라고 강력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또 대기업들의 ‘갑질’ 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이 자신보다 작은 기업에 대해 불공정행위를 하는 ‘을질’과 일감몰아주기에 대해서 엄격히 법집행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2일 엠비시방송의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 “새정부가 (재벌개혁을) 천천히 신중하게 추진할 수 있지만, 기업들이 이것을 마치 개혁의지가 후퇴하는 것처럼 인식하고 공권력에 도전한다면 용인하지 않겠다”면서 “(새정부의) 경제개혁 의지에 대해 의심하지 말고 도전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과 관련해 말랑말랑해졌다는 비판에 관련해 “재벌의 일감몰아주기 같은 부당한 사익추구에 관해선 규모에 관계없이 엄정하게 법집행을 하겠지만 재벌의 구조변화와 관련된 건 어차피 법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회와 진중한 협의를 통해서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이 부분에 대한 의지가 약화된 것도 아니고 다만 차분하게 준비해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 금호그룹의 부당지원 혐의와 삼성그룹의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위장계열사 혐의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 착수와 관련해 “공정위는 개별기업에 대한 조사 사건에 관해서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원칙을 갖고 있지만 이미 언론에 보도가 됐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두 사건은 제가 경제개혁연대 소장을 맡을 때부터 제기했던 사안이라 이해충돌의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저한테 보고하지 말고 부위원장 선에서 전결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중소기업중앙회 등 중소·중견기업 단체들을 만났을 때 중소기업들도 법위반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고 최근에 공정위가 중소·중견기업의 하도급법 위반에 대해 많은 제재를 하고 심지어 고발하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 전체가 맨 꼭대기부터 맨 아래에 이르기까지 상생협력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선 을을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을이 병에 대해서 ‘을질’을 하는 것도 막을 필요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을들이 하도급법을 위반하거나 일감몰아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엄정하게 법집행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프랜차이즈 분야 종합대책에 이어 다음주 유통분야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곽정수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