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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고철·생활하수 재활용하는 ‘친환경’ 철강회사

등록 2005-11-17 17:39수정 2005-11-18 10:15

고철·생활하수 재활용하는 ‘친환경’ 철강회사-현대아이앤아이스틸
고철·생활하수 재활용하는 ‘친환경’ 철강회사-현대아이앤아이스틸
[기업시민] 고철 재처리 제강·압연때 바다 갈 하수를 냉각수로 연 350만t…25억원 절감 업계 첫 사회공헌팀 신설
현대아이앤아이스틸은 철강업계에서는 드물게 환경·생태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업종 특성상 고철, 먼지, 소음 따위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데도 이 업체는 지난 2002년 환경친화 기업임을 선언했다. 철강기업이 다소의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환경과 생태를 강조하는 배경은 뭘까. 이 회사의 김수민 공무담당 이사는 “이유야 어떻든 환경적으로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어떻게 추진하느냐가 기업들에게 중요한 고민 중 하나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현대아이앤아이스틸이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 도입한 것은 자원 재활용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폐수 재활용이다. 일반적으로 제강과 압연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냉각수가 사용되는데, 현대아이앤아이스틸 인천공장은 여기에 필요한 공업용수를 전량 인근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바다로 흘려보내는 생활하수를 끌어다 재처리해 사용하고 있다. 하수를 재처리하는 드는 비용은 t당 500원으로, 상수를 사용할 때 물어야하는 t당 1270원의 물 값에 견주면 절반에도 못미친다. 안경화 인천공장 설비팀장은 “연간 350만t의 하수를 재처리해 사용하는데, 25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비싼 수돗물을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인근의 다른 공장들과 비교할 때 경제성이 훨씬 높은 것이다. 바다로 버리는 하수방류수를 끌어다 재활용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친환경적이다. 환경과 비용절감 면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바다로 버려지는 생활하수를 끌어들여 공업용수로 재활용하는 현대아이앤아이스틸 인천공장의 하수방류수 재처리 시설 전경. 한 직원이 역삼투압 방식의 여과처리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바다로 버려지는 생활하수를 끌어들여 공업용수로 재활용하는 현대아이앤아이스틸 인천공장의 하수방류수 재처리 시설 전경. 한 직원이 역삼투압 방식의 여과처리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 하수방류수 재활용 설비 개발에 나선 것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환경안전팀에서 일하던 김성환 설비팀 과장은 “인근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매일 바다로 버리는 하수를 보고 공업용수로 활용하는 방법이 없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관건은 생활하수에 함유되어 있는 염분과 각종 유·무기물을 제거하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 정수기 사용원리와 같은 역삼투압 방식의 정화설비가 도입됐다. 3년간의 시험 노력 끝에 2002년 11월 75억원을 들여 연간 500만t 처리용량의 하수방류수 재활용 설비를 갖췄다.

이 설비를 가동한 지 3년만에 설치 비용을 상쇄할 정도로 성과를 내자, 성공 사례를 배우려는 다른 기업과 지자체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동국제강을 비롯해 경인에너지, 두산건설 등에서 벤치마킹하기 위해 연구 중이고, 오산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하수처리장의 방류수를 공업용수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대아이앤아이스틸이 재활용해 쓰는 것은 물 뿐만이 아니다. 이 업체가 주원료로 사용하는 것은 고철인데, 1t의 고철을 수거할 경우 90% 이상 철강제품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40차례 반복하면 고철 1t으로 10t 분량까지 철을 재사용할 수 있다. 현대아이앤아이스틸이 재활용하는 고철은 우리나라 전체 고철 사용량의 55%인 연간 1천만t이 넘는다. 한정건 전무는 “전기로 업체는 태생적으로 버려지는 고철을 재활용하는 업체임에도 철강기업이란 인식이 더 크다”며 “친환경 기업을 지향하는 차원에서 경영방침으로 슬래그 등 모든 부산물을 100% 재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활용에서 시작된 아이앤아이스틸의 ‘지속가능한 경영’ 방침은 사회봉사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철강업계 처음으로 사회공헌 전담팀을 신설하고 개인 기부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회사가 같은 금액을 출연하는 매칭그랜트 제도를 도입했다. 올해는 환경정화 등 사회봉사 활동 시간에 따라 승진 때 가산점을 주고 있다. 한 전무는 “기업이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앞으로도 기업이 살아남고 또 좋은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글·사진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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