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한 이후 25년간 두나라 교역규모가 33배 늘어나는 등 경제협력이 급진전됐지만, 주력 수출품의 경합도도 급상승해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한중 수교 25주년 경제관계 변화’ 자료에서 1992년 수교 당시 63억7천만달러에 불과했던 양국의 교역량이 매년 평균 15.7%씩 늘어나 지난해에는 2114억달러로 33.1배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2003년부터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제1 수출국이 되었고, 한국 역시 중국의 4위 수출국으로 자리잡았다.
투자 분야에서도 한국은 지난해 중국에 47억5천만달러를 투자해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 인적교류도 활발해 지난해 한국을 찾은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 비중은 46.8%로 1위였다. 중국을 찾은 관광객 중에서 한국인의 비중도 17.1%(2015년 기준)로 역시 1위였다. 두 나라는 유학생 수에서도 서로 1위다.
반면 중국의 산업이 빠른 속도로 고도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한국의 중국의 수출경합도(수출구조가 유사할수록 100에 가까워짐)가 1998년 37.9에서 2015년 44.8로 높아졌다. 아직은 일본(58.8), 미국(48.8), 독일(48.8)에 비해 낮지만, 수출 주력품목인 평판디스플레이(93.6), 석유제품(88.8), 반도체(64.3) 등의 경합도는 크게 높다. 양국의 기술격차도 2002년 기준 4.7년에서 2015년에는 3.3년으로 좁혀졌다.
사드사태 이후 양국 간 갈등이 심해지면서 여러 분야에서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올해 3월 이후 60% 이상 감소했다. 중국을 찾는 한국인 방문객도 50% 이상 줄었다. 대중국 화장품 수출도 올해 4월 이후 감소세로 전환했다. 한국의 대중국 투자도 올해 1~5월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정봉호 국제협력팀장은 “과거 한일관계와 마찬가지로 한중 경제관계도 협력 속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