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1억5900만원…권 대표보다 300만원 많아
경제개혁연대 “등기이사 보수 적절히 산정됐는지 의문”
이 부회장, 권 대표이사보다 승진 늦고 업무범위 작아
경제개혁연대 “등기이사 보수 적절히 산정됐는지 의문”
이 부회장, 권 대표이사보다 승진 늦고 업무범위 작아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의 월급이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보다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전자는 최근 반기보고서 공시를 통해 등기이사 중에서 올해 상반기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권오현, 윤부근, 신종균 대표이사와 이재용 부회장 등 4명의 보수내역을 발표했다. 삼성의 사실상 총수인 이 부회장의 상반기 보수총액은 8억4700만원으로, 삼성전자의 최고연봉자인 권 부회장의 139억8천만원에 못 미친다. 하지만 월급만 살펴보면 이 부회장이 1억5900만원으로 윤 부회장의 1억5600만원보다 300만원이 더 많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이에 대해 삼성전자 등기이사들의 보수가 경영성과와 연동되어 적절히 산정됐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권 대표이사는 회사를 대표하는 위치로, 일반 이사인 이 부회장보다 업무 범위가 작다고 할 수 없다”면서 “이 부회장이 대표이사보다 보수가 많은 납득할 만한 근거 제시가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월급은 윤부근·신종균 대표이사의 1억4400만원에 비해서도 1500만원이 더 많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억8천만원이 더 많은 셈이다. 이 부회장의 입사연도는 1991년으로 권 부회장(1985년)과 윤 대표이사(1978년)보다 재직기간이 짧다. 이 부회장의 해외 교육기간을 제외하면 실제 입사연도는 2001년으로 더 늦어진다. 임원선임 시기도 2003년으로 권 부회장(1994년)보다 한참 늦다. 경제개혁연대는 “입사나 임원선임 시기가 늦고 다른 대표이사들처럼 특정부문을 책임지고 있지도 않은 이 부회장의 월급이 왜 더 많은지에 대한 삼성전자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상반기 중에 상여금으로 5억2900만원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하만과 같은 대형 기업인수합병(M&A)을 추진하여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한 점을 고려하여 산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월급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으로 상여금이 어떻게 계산된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구속으로 인해 회사평판에 끼친 유무형의 손실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경제개혁연대는 “과거 케이비금융의 경우 비윤리적 행위, 손실 발생, 법률 위반의 경우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거나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어 임영록 회장의 성과급 지급이 지연됐다”면서 “이 부회장에게 1월에 이미 영장이 청구된 점을 고려하면 성과급의 지급을 멈추고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등기임원 보수공시는 기업들이 임원 보수를 경영성과와 연동해 합리적으로 지급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보수공시가 도입된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임원보수와 경영성과 간에 상관관계가 약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권오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외에 삼성디스플레이의 등기이사를 겸하고 있어 두 회사에서 모두 급여를 받기 때문에 총 급여는 이재용 부회장보다 더 많다”면서 “이 부회장의 성과급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성과를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개년 분할지급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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