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0일 철강업계와 한 ‘상생협력 간담회’에서 “불합리한 수입규제 조처에 대해선 국제규범에 따라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활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염두에 두고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주요 철강 수입국의 수입규제 확대, 미국의 232조 안보 영향 조사 등 통상 현안에 대해 민-관이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 상대국과 양자·다자 채널을 활용해 우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 장관이 언급한 232조는 미국 정부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면 해당 품목의 수입을 제한할 수 있게끔 한 미국 무역확장법의 한 조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이 조항을 근거로 ‘수입 철강제품이 미국 국가 안보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하라’는 행정 명령을 발동해 우리 철강업계를 긴장시켰다. 미 상무부는 지난 6월 백악관에 조사 보고서 초안을 보냈지만 ‘한국 등 수입산 철강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는 중간재 가격 상승과 미국 내 일자리 감소를 부를 것’이라는 미국 내 반발에 부딪혀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백 장관이 ‘WTO 제소’까지 언급한 것은 정부 차원이 강한 대응 의지가 있음을 국내 철강업계와 미국 정부 양쪽에 모두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간담회에 참석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그동안 (미국 통상 제재에 맞서) 철강 회사들끼리 대책을 마련했는데 (이날 간담회에서는 철강) 수요업체들까지 포함해서 논의하기로 했다”라며 “이해관계자를 넓혀서 폭넓게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통상 문제는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니지만 산업부가 장기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방향으로 이야기했다”며 “철강업계도 최대한 협력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간담회에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김창수 동부제철 사장, 이순형 세아제강 회장, 이태준 고려제강 사장, 손봉락 티씨씨(TCC)동양 회장, 송재빈 철강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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