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의 다섯 곳 중 하나꼴로 올해 신규채용을 지난해보다 늘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이 4일 삼성전자, 현대차, 에스케이텔레콤, 엘지전자 등 매출액 상위 500대 대기업을 상대로 올해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209곳 가운데 22%가 신입과 경력직을 포함해서 올해 신규채용 규모를 ‘전년보다 증가’시키겠다고 응답했다. ‘전년과 비슷’은 52.6%, ‘전년보다 감소’는 19.1%였다. 이는 지난해 9월 조사 때와 비교하면, ‘전년보다 증가’와 ‘전년과 비슷’은 각각 10.6%포인트, 12.6%포인트 늘어난 반면 ‘전년보다 감소’는 29.5%포인트 줄었다.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에서도, ‘전년보다 증가’가 13.9%로 1년 전 조사 때의 10.9%보다 늘었다. ‘전년과 비슷’도 58.9%로 1년 전의 45.2%보다 증가했다. 반면 ‘전년보다 감소’는 20.6%로 1년 전의 44.3%에 비하면 절반 이하 수준에 그쳤다. 종합적으로 보면 전체 신규채용이나 대졸 신규채용 모두 전년보다 채용을 늘리거나 유지하겠다는 기업이 1년 전 조사 때보나 늘어난 셈이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분야 일자리 확대 정책과 함께 민간분야의 협조를 당부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들도 일자리 문제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하지만 신규채용을 늘리겠다는 대기업과 줄이겠다는 대기업이 모두 20% 전후로 큰 차이가 없어, 청년들의 취업난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정도의 훈풍이 부는 것과는 거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원자의 출신대학이나 전공 등을 모르는 상태에서 면접을 진행하는 블라인드 인터뷰에 대해서는 ‘이미 도입’(29.7%)과 ‘도입할 계획’(15.8%)을 합친 응답이 45.6%로, ‘도입계획 없음’(49.3%)와 비슷했다. 블라인드 인터뷰를 도입한 기업들은 ‘긍정적인 효과를 보았다’는 응답이 71%로 ‘부정적 효과’(1.6%)를 압도했다. 정부가 하반기부터 추진하는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서도 긍정적(62.7%)인 응답이 ‘부정적’(28.2%)인 응답의 두배를 넘었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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