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지하도(을지로입구역)에 나붙은 성형외과 광고판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광고판에는 성형 전 후의 바뀐 얼굴모습을 사진으로 광고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서울 강남, 부산 해운대 등에 위치한 유명 성형외과·모발이식·치과 병원들이 거짓 수술후기와 수술효과를 과장하는 사진으로 소비자들을 속이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공정위는 17일 블로그에 허위 수술후기를 게재하고 홈페이지에 수술효과를 과장하는 사진을 게시해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혐의(거짓과장 광고 및 기만광고)로 9개 성형외과·치과·산부인과·모발이식병원을 적발해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서울 강남과 부산 해운대 등에 위치한 유명 병원들로, 일부는 국내와 해외에 여러 지점을 거느리고 있는 기업형 병원이다. 과징금은 수술효과 과장 사진을 올려 혐의가 상대적으로 무거운 페이스라인성형외과와 시크릿성형외과 등 2곳에 각각 8200만원과 2500만원이 부과됐다.
병원들은 그동안 거짓과장 광고와 기만광고를 통해 소비자 현혹, 수술 남용 조장, 건강 위해 등의 부작용이 심각했는데도 처벌을 받는 사례가 드물었다. 공정위가 과징금 부과 등 엄하게 제재한 것은 처음으로, 김상조 위원장의 엄격한 법집행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병원들에 대한 과징금 규모는 관련 매출액 자료를 검토해서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조사결과 서울 강남의 시크릿성형외과와 페이스라인성형외과는 성형 전후 사진을 비교해 올리면서, 성형 후 사진은 화장, 머리손질, 서클렌즈 착용을 활용하고 전문 스튜디오에서 촬영해 수술 효과를 과장했다. 역시 서울 강남에 있는 오페라성형외과, 닥터홈즈의원, 강남베드로의원, 오딧세이치과의원은 광고대행업자가 돈을 받고 거짓 수술후기를 작성해서 블로그, 인터넷 카페 등에 올리고, 소비자들에게는 이를 숨겼다. 서울 강남·부산·대구·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지점을 두고 있는 모발이식 전문병원 포헤어의원은 직원이 병원 소개 및 추천 글을 올리고도 마치 일반 소비자가 쓴 것처럼 속였다.
한국소비자원 설문조사를 보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영향받는 성형광고는 1위가 수출 전후 비교사진, 2위가 가격할인, 3위가 블로그, 인터넷, 카페 등에 올라온 병원 홍보글 순서다. 공정위는 유사한 부당 의료광고 행위를 근원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관련 업계를 대상으로 표시광고법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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