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곧 하이트진로그룹의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를 제재한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의 조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20일 공정위와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5일 하이트진로와 서영이앤티에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 혐의로 제재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에 해당)를 발송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9월 기준으로 자산 규모가 5조5천억원인 재계 55위 그룹으로, 올해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위는 지난 2015년부터 하이트진로와 서영이앤티를 상대로 일감몰아주기 혐의에 대해 조사해왔다. 서영이앤티는 생맥주를 담는 통(케그)과 냉각기 등의 기자재를 만드는 비상장사로, 박문덕 회장 일가가 99%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하이트맥주는 서영이앤티로부터 생맥주 기자재를 매입해 영업점에 제공하고, 기자재를 관리하는 용역서비스를 맡기는 방법으로 총수일가에 부당이익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 쪽으로부터 3주 안에 의견을 받은 뒤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기 위한 전원회의 일정을 잡을 계획인데, 10월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
하이트진로는 이에 대해 “서영이앤티는 한때 하이트맥주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100%에 육박했으나, 2015년 기자재 관리 서비스 사업부를 별도 회사로 분리한 뒤 매각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현재는 내부거래 비중이 20%대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공정위는 하이트진로를 증거자료 은닉 등 조사방해 혐의로 조사 중이다. 조사 대상에는 개별 직원들뿐만 아니라 법인인 하이트진로도 포함돼, 조사방해 행위가 회사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는 전임 정채찬 위원장 시절인 2015년부터 6개 그룹의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 조사에 착수해 씨제이, 현대, 한진, 엘에스 등 4곳을 제재했다. 하이트진로에 대한 제재가 끝나면 한화그룹에 대한 조사만 남게 되는데, 전산용역 계열사인 한화에스앤씨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혐의를 입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제재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개별 사건에 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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