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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공정성-경제행동 상관관계 연구 ‘넛지 이론’ 세일러, 노벨경제학상

등록 2017-10-09 21:20수정 2017-10-09 23:42

‘행동경제학’ 체계화에 큰 공헌
심리학 접목해 경제 의사결정 설명

노벨위 “공정분배 유지하기 위해
인간은 이익 자제할 준비 돼있고
개인 비용도 치른다는 것 밝혀내”
2017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리처드 세일러 미국 시카고대 교수. 시카고대 홈페이지
2017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리처드 세일러 미국 시카고대 교수. 시카고대 홈페이지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넛지-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의 저자인 리처드 세일러(72) 미국 시카고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독일계 미국 태생인 세일러 교수는 인간의 심리적 행동에 따라 경제가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 연구하는 ‘행동경제학’ 정립에 큰 공헌을 한 것으로 인정받는 경제학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각) 세일러 교수가 심리학적 개념을 경제학에 통합시킨 공로를 인정해 201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세일러 교수가 심리학적인 가정을 통해 경제적 의사결정 과정을 설명하는 근거를 마련했다”며 “제한적 합리성과 공정성 선호, 자제력 결여 등의 인간의 특성이 시장뿐 아니라 개인의 의사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해냈다”고 평가했다. 현재 세일러 교수는 미국 시카고대 행동과학 및 경제학 석좌교수이자, 경영대학원 의사결정 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다.

세일러 교수는 국내에서도 2009년 번역본이 출간된 <넛지>의 저자로 익숙하다. ‘넛지’(nudge)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라는 뜻이다. 여기에 착안한 ‘넛지 이론’은 경제적 주체인 개개인에게 강제적인 지시를 내리는 것보다 팔꿈치로 슬쩍 찌르듯 부드럽게 개입하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쪽이 기업과 개인의 경제적 변화에 보다 효율적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책에서 아이한테 몸에 좋은 과일을 먹이기 위해, 햄버거 등 정크푸드의 유해성을 강조하기보다 눈에 잘 띄는 식탁 위에 놓아두는 행동이 ‘넛지’라고 소개했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은 언제나 이기적이고 합리적 결정을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고전파 경제학과 달리, 심리적·사회적 요소가 경제 주체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대표적인 대안 경제학이다. 이론 중심인 주류 경제학의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 심리학의 여러 실험방법을 포함해 실증적인 관찰을 중시하는 학문이다. ‘독재자 게임’이 세일러 교수가 동료들과 진행한 대표적 실험인데, 이 실험은 학생들에게 20달러를 마음대로 상대방과 나눠 가지라고 했을 때 한푼도 안 나눠 주는 사람보다 상당한 수준의 돈을 나눠 주는 분배자들이 더 많았음을 보여줬다. 노벨위원회는 “세일러 교수는 공정성이 인간의 의사결정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인간은 공정한 분배를 유지하고자 물질적 이익을 자제할 준비가 돼 있을 뿐 아니라 기본적인 공정성 규칙을 위반하는 다른 사람들을 처벌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비용을 치를 준비도 돼 있다는 걸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이규상 아주대 교수(경제학)는 “2002년에 행동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대니얼 카너먼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바 있지만 그는 심리학자로서 받은 것이었다. 세일러 교수는 경제학자 가운데 처음으로 행동경제학으로 노벨상을 수상하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주류 경제학이 인간의 합리적 경제행동을 설명하려고 도입한 기존 가정들이 현실에서는 잘 맞지 않아 이론적으로 구멍이 있었는데, 세일러 교수가 심리적·인지적 틀에 기반을 둔 행동경제이론을 구축하면서 이런 한계를 보완한 공로가 크다”고 말했다.

노벨 경제학상은 다른 분야의 노벨상과 다르게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으로 시작된 상이 아니라 1968년 스웨덴 국립은행이 창립 3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정식 명칭도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하는 스웨덴 국립은행 경제학상’이다. 노현웅 조계완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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