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에 있는 한빛 핵발전소 6호기 보조건물 내벽에서 콘크리트 공극(속이 빈 구멍)이 2곳 발견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9월28일 전국 모든 원전 구조물에 대한 안전성 특별점검을 벌이기 시작하고 한달여 만에 나온 문제다.
원안위는 30일 “한빛 6호기 보조건물 내 주증기격리밸브실과 주증기격실에서 1곳씩 구멍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주증기격리밸브실에서 발견된 공극은 폭 37㎝·깊이 70㎝·높이 14㎝, 주증기격실 공극은 폭 20㎝·깊이 30㎝·높이 15㎝ 크기다. 결함이 발견된 보조건물은 원자로 격납건물 외부의 콘크리트 건물로서 원자로냉각재 계통 운전을 지원하는 설비들이 배치돼 있다. 공극 발생 주위의 벽 두께는 180㎝다.
원안위는 해당 건물에 대한 육안검사와 레이더 탐상 검사 등을 거쳐 결함 의심 부위를 처음 발견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해당 부위를 천공(drilling)한 뒤 내시경 검사를 진행해 콘크리트 공극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현재 원안위는 발견한 공극들에 대한 구조적 건전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평가를 마친 뒤에 보수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며, 점검 진행 상황과 안전성 평가 결과는 인근 주민에게 즉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원안위 쪽은 공극이 발생한 건물은 “원자로 운전계통에 직접 연관되는 부분이 아니어서 방사능 누출 등 문제로 연결될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원안위는 지난달 28일부터 전국 모든 원전 구조물에 대한 안전성 특별 점검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빛 5호기 핵연료 건물 외벽에서 공극이 발견된 데 이어 올해 6월 한빛 4호기 격납건물 안 콘크리트에서 공극이 발견된 것이 계기가 됐다. 앞서 한빛 1·2호기와 4호기에서는 철판 부식이 발견됐고, 한빛 4호기 증기발생기에선 11㎝ 길이 망치와 1.5㎝ 크기 계란형 금속 등이 발견된 바 있다.
원안위는 한빛 3·4·5·6기 점검을 연내에 완료하고, 한빛 1·2호기 점검은 연말에 착수해 내년 2월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20년 이상 가동 핵발전소 10기, 하반기에는 20년 미만 가동 핵발전소 9기를 각각 점검할 계획이다. 점검 대상은 핵발전소의 격납건물, 보조건물, 핵연료건물, 비상디젤발전기 건물 등 모든 안전관련 구조물(벽체·바닥 등)이다.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콘크리트 공극은 시공 과정에서 콘크리트 타설 때 다짐을 충분히 하지 않는 부실시공 등의 결과로 생긴다”며 “원자로 등 설비가 지진 7.0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를 하더라도 격납고나 주변 건물에 콘크리트 공극이 있으면 지진을 제대로 견딜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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