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유통·관광·항공업계, 한-중 관계 복원 기대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갈등으로 얼어붙은 한-중 관계가 정상회담 추진 등 조금씩 실마리를 찾아가면서 자동차?유통?관광?항공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 업종은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 여파로 큰 피해를 입어왔다.
면세점·호텔·백화점·마트 등의 분야에서 큰 피해를 본 롯데그룹은 양국 관계 개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30일 “한-중 관계가 호전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 기대가 크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한 임원은 “한-중 수교 25년을 거치면서 양국은 경제관계가 기본이 돼서 폭넓게 발전해왔으나, 지난 2월 이후 상황은 매우 아픈 기간이었다. 하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이번 해빙 분위기를 양국이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양국 경제관계의 완전한 정상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의 중국 판매는 급락세가 많이 둔화됐다. 현대차 중국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의 9월 판매량은 8만5천여대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8% 줄어든 것이지만, 전달(5만3천여대)에 견줘서는 60%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삼성에스디아이(SDI)·엘지(LG)화학 등 전기차배터리 업체들도 기대감을 보였다. 한 업체 관계자는 “아직 변화의 움직임은 보이고 있지 않지만, 양국 관계가 나아지면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새 지도부 출범에 맞춰 한-중 관계가 해빙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났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이트 씨트립은 한국 여행상품 구성을 위해 롯데호텔에 실무 협의를 제안했다.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올해 초 이후 처음이다. 상하이에 근거를 둔 춘추항공은 누리집을 통해 31일부터 상하이~제주 노선 주 3회 운항을 재개한다고 안내문을 올렸다.
김소연 홍대선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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