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웰스토리 민주노조가 지난 4월1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회사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에서 노조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삼성웰스토리 민주노조가 ‘무노조경영’을 표방하는 삼성에서 처음으로 조합원이 가장 많은 다수노조의 지위를 확보해, 회사와 단체협상을 하게 됐다.
5일 삼성웰스토리와 노조에 따르면, 단체급식업을 하는 웰스토리(대표 김봉영)는 지난 1일 단체교섭을 요구한 금속노조 산하 민주노조와 한국노총 산하 노조에 대해 ‘단체교섭 요구노조 통지’를 하면서, 민주노조가 조합원 다수노조임을 공식 확인했다. 회사는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금속노조 산하 노조의 조합원이 64명으로, 한국노총 산하 노조의 45명보다 19명(42%)이 많다고 공고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조는 지난 4월 설립됐다.
현행 노조법은 노조가 2개 이상인 경우 회사는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노조를 공고해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다수노조를 확인해야 한다. 이후 다수노조와 소수노조는 2주일간 자율교섭을 하는데, 다수노조는 단독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하거나 소수노조와 창구단일화를 하는 방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임원위 민주노조 지회장은 “단체교섭을 단독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안에 삼성에서는 처음으로 회사와 민주노조 간에 임금 등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교섭이 시작될 전망이다. 박동진 금속노조 경기지회 조직부장은 “그동안 일부 삼성 계열사에 민주노조가 설립됐으나, 회사의 조직적 방해로 큰 어려움을 겪다보니, 다수노조의 지위를 얻어 회사와 단체교섭을 하게 된 것은 웰스토리가 처음”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물산에도 금속노조 산하 민주노조가 설립됐으나 친회사 성향의 노조보다 조합원이 적다. 또 금속노조 산하 삼성전자서비스 지회는 조합원이 하청업체 수리기사들이다.
민주노조는 단체협상에서 내년도 임금을 최소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16.4%) 이상으로 올리는 노력을 할 계획이다. 임원위 지회장은 “파견업체에서 본사 소속으로 전환된 무기계약직 조리사가 3~4천명 정도인데 1년을 일했든 10년을 일했든 모두 시간당 임금이 최저임금이어서 월급이 130만원 정도이고, 월 50~60시간의 잔업을 추가해도 200만원 밖에 안된다”면서 “원래 본사 소속인 조리사의 연봉도 사원급이 2400만원, 10년차(주임 또는 대리)도 3300만원에 불과하다”고 털어놨다. 민주노조가 단체협상에서 임금인상 성과를 거둘 경우 가입 조합원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웰스토리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파견업체를 포함해 모두 1만2천여명에 달한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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