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시장 큰손인 사모펀드(PEF)가 기업을 인수하면 투자가 줄고 고용은 제자리인 반면 이익은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시이오(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대형 사모펀드 8곳이 인수한 기업 중 사업보고서 또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5곳의 인수 1년 전후를 비교한 결과, 인수 1년 후 매출은 22조3019억원으로 인수 1년 전보다 9.6% 감소했다. 투자도 8736억원으로 16.2% 줄었다. 고용은 3만3731명으로 인수 1년 전보다 1.8% 늘어나 사실상 제자리걸음 수준이었다.
반면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1조6310억원으로 인수 1년 전의 1조2903억원보다 26.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1623억원으로 무려 706.2%나 급증했다. 시이오스코어는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한 뒤 비용 절감에 집중해 이익을 크게 늘렸다고 해석했다.
실제 8개 사모펀드 가운데 인수 기업의 영업이익과 투자, 고용이 모두 늘어난 곳은 브이아이지(VIG)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2곳뿐이다. 브이아이지파트너스는 바디프랜드, 써머스플랫폼 등 3개 사를 인수했는데, 이들은 영업이익(121.3%)뿐 아니라 투자(268.6%)와 고용(147.0%)이 모두 증가했다. 한앤컴퍼니 역시 웅진식품, 한온시스템, 대한슬래그 등 4개 사를 인수했는데 인수 후 영업이익(17.5%)과 투자(17.0%), 고용(3.1%)이 모두 늘었다.
반면 케이티비(KTB) 사모펀드가 인수한 화승은 2015년에 인수된 후 영업이익이 192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투자(-73.3%)와 고용(-3.9%)도 감소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엠비케이(MBK)파트너스와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인수 기업의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고용과 투자가 줄었다. 엠비케이파트너스가 인수한 아이앤지(ING)생명, 홈플러스, 코웨이의 영업이익은 인수 1년 후 31.6%가 증가했지만 투자(-32.3%)와 고용(-3.1%)은 줄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한 유비케어 역시 영업이익은 36.1% 늘었지만, 투자(-32.7%)와 고용(-5.7%)은 뒷걸음질 쳤다.
스카이레이크와 큐캐피탈은 인수 기업의 영업이익과 투자가 모두 줄었지만 고용은 늘었고, 아이엠엠(IMM) 사모펀드는 영업이익(38.8%)과 고용(24.1%)은 늘었지만 투자(-24.1%)는 줄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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