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다낭에서 바스켓 보트를 타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녀. <한겨레> 자료사진
최근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베트남에 신규 노선을 잇달아 취항하고 있다. 이달에만 에어부산이 2일 대구~다낭 노선(주 2회)을, 이스타항공은 15일 인천~다낭 노선(주 7회)을 시작했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26일부터 인천~냐짱(주 5회) 27일부터 호찌민 노선을 매일 운항할 계획이다. 현재 운항 중인 인천~하노이·다낭 노선을 포함해 베트남 4개 도시에 노선을 마련한 것이다.
28일 복수의 항공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주요 도시들은 새 취항지 선정 때 필요한 요인을 고루 갖추고 있다. 항공사들은 신규 취항지 선정 때 여행객과 상용수요(출장 등 비즈니스 목적의 고객), 현지 숙소와 교통 인프라, 항공거리 등을 고려한다.
코트라(KOTRA)가 발간한 지난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현황을 보면, 4224개의 한국 기업이 현지 진출해 있다. 대베트남 수출은 현지 생산공장에 공급되는 디스플레이·반도체·석유제품 등이 늘어나 지난 10월까지 21개월 연속 증가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베트남이 여행지와 우리나라 기업의 진출 등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고 말했다.
여행객도 늘었다. 베트남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월말까지 베트남을 방문한 우리나라 국민은 171만여명으로 지난해 대비 51.2% 증가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관광과 휴양이 동시에 가능한 여행지로 여행객들이 몰렸고, 비즈니스로 방문하는 수요도 늘었다”며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 관광객의 소비 흐름과 항공사 노선 확대가 맞물려 베트남 여행 시장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찾는 베트남 사람도 늘었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9월 말까지 방한한 베트남 국민은 23만여명으로 지난해 대비 28.6% 늘었다.
여기에 관광 인프라 확산도 한몫했다. 덕분에 최근 몇 년 사이 호텔과 고급 리조트가 급격히 증가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다낭의 경우, 지난 2~3년 사이 고급 리조트가 많이 생겼다. 한국 여행객들이 리조트가 있는 여행지를 선호한다”고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도 “현지에 마땅한 숙소가 없으면 신규 취항 노선에서 제외된다”며 “베트남은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차량을 이용할 수 있어 현지에서 이동이 편리한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길지 않은 항공거리도 주요 요인이었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저비용항공사가 도입한 기종은 B737-800, A321-200으로 주로 동남아, 일본 등 단거리 노선에 운항하는 항공기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주요 저비용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가 최대로 갈 수 있는 거리가 동남아권”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저비용항공사들은 국제선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6곳의 저비용항공사는 총 1430만명을 수송했다. 항공업계에선 관광객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노선을 운용하는 점과 동남아와 일본 등 단거리 노선 다변화와 공급 확대를 원인으로 꼽는다.
항공사들은 베트남 외에도 또 다른 알짜 노선을 찾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 일본, 중국, 괌, 사이판 정도까지 노선을 늘려가는 데 집중하고, 현재는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노선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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