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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 “경영활동처럼 자원봉사도 일상”

등록 2005-12-01 18:17수정 2005-12-02 11:50

오브라이언 삼성화재 전무가 지난 10월14일 저녁 서울 을지로 회사 식당으로 초대한 마포 나눔공부방 아이들에게 자신이 직접 요리한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삼성화재해상보험 제공
오브라이언 삼성화재 전무가 지난 10월14일 저녁 서울 을지로 회사 식당으로 초대한 마포 나눔공부방 아이들에게 자신이 직접 요리한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삼성화재해상보험 제공
[기업시민] 공부방서 영어 가르치는 파란눈 임원…‘1사3촌’ 결연 맺고 농산물 직판 그룹지원 바탕 2천여팀 11만5천명 봉사활동…6일 대축제 시상식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에 푸른 눈동자의 낯선 이방인. 한달에 한번 서울 마포 나눔공부방 아이들 앞에 통기타를 둘러메고 나타나는 그는 삼성화재의 브라이언 오브라이언(58) 전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아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은 어른들 의무가 아닌가요?” 그가 부드러운 기타 반주에 맞춰 비틀스의 ‘렛 잇 비’를 부르자 아이들도 하나둘씩 따라 부른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인 그는 삼성에서 최상급(에스급) 임원으로 대우하는 재보험 분야의 전문가다. 무수히 많은 고객들을 설득하고 다니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쉽지 않다. 오브라이언 전무가 이끄는 사회봉사팀 ‘사랑나누미’는 지난 5월부터 매주 짝을 지어 나눔공부방에서 영어를 가르친다. 외국계 재보험사를 상대로 일을 하는 10명의 팀원은 2명의 외국인 임원을 포함해 국외학위 취득자이거나 장기연수 경험자들이다.

천안 탕정에 자리잡은 삼성코닝정밀유리의 이석재 사장실은 농산물 홍보창구 구실도 한다. 이 사장은 손님이 찾아오면 인근 자매마을인 희안마을의 포도즙을 음료로 내놓는다.

삼성코닝정밀유리가 자매결연을 맺은 곳은 희안마을 외에도 구미사업장 인근의 묵어리와 단양의 한드미마을 등 두 곳이 더 있다. 다른 회사들이 농촌마을 한곳과 자매결연을 맺자는 ‘1촌1사’운동을 벌일 때, 삼성코닝절밀유리는 이미 ‘1사3촌’을 실천하고 있다. 회사의 봉사팀 ‘모아모아’는 2년 전부터 희안마을의 낡은 전기시설을 고쳐주고 농번기 때는 부족한 일손을 돕고 있다. 희안마을의 특산품인 검은 찰옥수수의 공동직판장을 만들어 농가소득 향상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수확기마다 중간 상인한테 헐값에 트럭째 넘어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건립비용을 모았다. 소백산 자락의 단양 한드미마을은 이 회사 임직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휴가지다. 한드미마을은 농촌과 산촌, 계곡이라는 천혜의 자원과 회사에서 제공한 교통수단 및 정보기술(IT) 인프라가 만나 산촌체험마을로 탈바꿈했다. 올해 다녀간 관광객만 1만7천명에 이른다.

‘사랑나누미’와 ‘모아모아’는 올해 삼성자원봉사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삼성은 오는 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31개 계열사 소속 2230개 자원봉사팀들을 상대로 ‘삼성자원봉사대축제 시상식’을 열어, 올 한해 동안 사회봉사 분야에서 뛰어난 활동을 한 사원들과 팀에게 자원봉사상을 수여한다. 1994년 11월 삼성사회봉사단이 발족한 이래 열번째 맞는 시상식이다.

이날 시상식에서 삼성코닝정밀유리와 화재를 포함해 에스디아이, 전자, 종합기술원, 생명 등 모두 10개 회사의 봉사팀이 어린이학대 예방, 장애인 후원 등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한 점을 인정받아 대상을 받는다. 또 중공업 운반물류과의 허정환씨, 물산 인사팀의 김종수씨 등 10명이 개인봉사상과 공로상을 받는 등 부문별로 모두 84개 상이 주어진다.

삼성의 자원봉사와 사회공헌 활동 역시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경영활동의 하나로 볼 수 있지만, 양과 질적인 면에서 다른 기업을 압도한다. 현재 삼성그룹 봉사팀에 참여하는 인원은 지난해보다 1만명 가까이 늘어난 11만520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자원봉사를 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100억원 정도라고 한다.

황정은 삼성사회봉사단 부장은 “삼성이 올 한해 사회공헌 활동에 쏟은 5천억원에 견주면 미미하지만, 소요 시간과 노력으로 따지면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자원봉사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전 임직원과 가족에 대한 자원봉사 상해보험 가입, 자원봉사 근무시간 인정제, 유급휴가제(봉사 활동을 위해 휴가를 낸 경우)를 도입하고, 자원봉사 활동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회사가 부담하고 있다.


민경춘 삼성사회봉사단 상무는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최고경영자들이 일상적인 경영 활동처럼 자원봉사 활동에도 똑같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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